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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호] 어디까지 마셔봤니! 별별 조합 별별 맥주

트랜스포터 2020년 9월 10일 213

※ 본 컨텐츠는 맥주잡지 트랜스포터 9호(2020년 여름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모든 컨텐츠에 대한 저작권/소유권은 ‘맥주잡지 트랜스포터’에 있으며, 무단 전재, 배포를 금합니다

[9호] 어디까지 마셔봤니! 별별 조합 별별 맥주

아니, 이런 맥주도 있어?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 는 오래된 속담은 대부분의 경우 유효하다. 동종 업계 내에서 뿐만 아니라 각종 분야를넘나들며 컬래버레이션이 넘쳐나고 있지만, 여전히 컬래버레이션 제품들이 높은 화제성과 관심도를 불러일으킨다는 점에서 이 물결은 앞으로도 꾸준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맥주 업계에서도 컬래버레이션 사례를 상당히 많이 찾아볼 수 있는데, 특히 최근에는 ‘세븐브로이’와 밀가루 브랜드 ‘곰표’의 조합으로 탄생한 ‘곰표 밀맥주’가 특히 화제가 되었다. 우리에게 너무나 친숙한 곰표 밀가루는 1952년에 설립된 대한제분의 대표 제품으로, 활발한 컬래버레이션의 진행으로 대세가 된 브랜드 중 하나. ‘곰표 밀맥주’는 밀을 들고 맥주를 마시는 흰 곰 캐릭터와 그린, 옐로, 화이트의 곰표 시그니처 색상을 활용한 레이블로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고, 곰표 팝콘 및 곰표 나초와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며 편의점 인기 상품으로 떠올랐다. 

또, 제주 위트에일, 제주 펠롱에일로 알려져 있는 제주 로컬 브루어리 ‘제주맥주’ 역시 최근 컬래버레이션 제품을 출시했다. 위스키 브랜드인 하이랜드 파크와의 협업으로 싱글 몰트 위스키 오크통에 숙성하여 만든 임페리얼 스타우트는 3일만에 사전예약 수량 3천병이 완판되며 높은 인기를 끌었다.

그 밖에도 다양한 콜라보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특히 로스터리와 브루어리 간의 협업이 활발하다. 맥파이 브루잉과 프릳츠 커피 컴퍼니의 합작품인 ‘첫차’는 2016년부터 꾸준히 인기있는 발틱 포터 맥주. 매번 다른 프릳츠의 원두를 사용하여 만드는 터라 새로운 버전이 나올 때마다 많은 관심이 몰린다. 커피 원두와 홉의 만남이 얼마나 핫한가 하면, 올 초에만 해도 서울 마포에 위치하고 있는 미스터리 브루잉과 덴마크 로스터리 라카브라의 ‘라 카브라 커피 스타우트’, 부산을 기반으로 하는 와일드웨이브와 카페 뎀셀브즈의 ‘갓파더 브라운’, 고릴라 브루잉과 로스터리 베르크의 ‘베이비 사우어’ 등이 줄줄이 등장했다. 커피 원두의 특성에 따라 다양한 맛으로 구현되어, 비교하며 마셔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런 조합이 가능하다고? 하는 반문을 절로 불러일으키는 독특한 콜라보도 있다. 작년 가을, 플레이그라운드 브루어리와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빵집 태극당의 합작으로 단팥빵의 원재료를 넣어 만든 ‘빵맥 포터’, 오뚜기 창립 50주년을 기념하여 토마토 퓨레를 넣어 만든 ‘토마토 블론드 에일’은 신기함과 놀라움을 자아냈다(임직원 증정용으로 만들어져 현재 시중에서 구할 수 없다).

컬래버레이션 강자, 고릴라브루잉
서로 다른 브랜드 간의 시너지를 잘 느낄 수 있는 컬래버레이션! 과연 어떤 고민과 결정을 거듭하여 진행되는지 그 전후 과정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국내 브루어리 중 단연 활발하게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하고 있는 고릴라브루잉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에디터(이하 E)] 안녕하세요! 고릴라브루잉이 그동안 보여준 다양한 콜라보 시도들이 너무나 흥미로워 이렇게 이야기를 들어보게 되었습니다. 먼저 고릴라브루잉에 대해 간단하게 소개해주세요.

[고릴라브루잉 폴 에드워드(Paul Edwards) 대표(이하 P)] 안녕하세요, 트랜스포터의 독자 여러분. 고릴라브루잉은 2015년 부산에 터를 잡은 양조장으로, 부산과 수제맥주를 아끼고 사랑해주는 분들 덕분에 지속적으로 성장해왔습니다. 한국 음식과 잘 어울리는 맥주, 이제껏 만난 적 없는 재미있는 맥주를 다양하게 선보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E] 고릴라브루잉은 정말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를 하며 노력하고 있고, 자연스레 소비자들이 사랑할 수 밖에 없는 그런 브랜드라는 생각이 들어요. 자료 수집을 위해 서칭할 때마다 새로운 맥주가 등장하고, 새로운 콜라보를 진행하고, 새로운 행사를 개최하는 등 매번 다양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어 깜짝 놀라곤 했답니다. 특히 그동안 진행했던 수많은 컬래버레이션에 대해 소개해주실 수 있을까요?

[P] 하하,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한 사례는 너무 많아요, 정말(웃음) 지역별로 얘기해보는 게 좋겠군요. 일단 미국의 시티빌트, 미켈러 뉴욕, 영국의 헤레틱, 위어드비어드, 집시힐, 베트남의 하트 오브 다크니스, 위스트 웨스트, 싱가폴의 리틀 크리쳐, 타이완의 866, 일본의 파이스트 브루잉, 중국의 슬로우보트 브루어리와 콜라보 맥주를 양조했었네요. 한국은 더욱 많구요.

올 초, 호주 산불이 심각한 국제적 이슈로 대두되면서 호주의 야생동물을 돕기 위한 기부 맥주인 ‘도움의 손길(helping hands) 페일에일’을 양조했는데요, 무려 한국의 브루어리, 펍, 재료업체까지 총 20곳이 힘을 모았습니다. 또 강남의 펍 ‘비어룸’과 함께 13.4%의 도수를 자랑하는 ‘쿼드 홉밤IPA’를, 대전의 ‘더랜치 브루잉’ 그리고 서산의 ‘칠홉스 브루잉’과 함께 ‘사우어 아이피에이’를, ‘서울 브루어리’와 ‘엑스트라 스타우트’를 만들기도 했지요. 브루어리가 아닌 브랜드와의 협업도 진행했습니다. 최근 부산의 젊은 로스터리 ‘베르크(Werk)’의 대표 커피 블렌드 ‘베이비’의 깊은 단맛을 살린 베를리너 바이세 ‘베이비 사우어’를 출시한 바 있죠.

[E] 와, 정말 많네요! 생각한 것보다 훨씬 더 많군요. 고릴라 브루잉 자체적으로도 분명 좋은 맥주를 만들고 있고 고객들의 반응도 좋은데, 이렇게 다양한 협업을 진행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P] 열심히 노력하고 있지만 그래도 저는 아직 완벽하지 않으니까요. 세상에는 정말 훌륭한 양조사들이 많습니다. 크리에이티브한 브루어들과 어울리고 협업하면서 매순간 부족함을 채워나가고 있어요. 이는 저 스스로를 자극하고 더욱 발전하게 도와줍니다. 물론, 마케팅적인 이유도 빼놓을 수는 없죠. 여러 양조장의 팬들이 함께 맥주를 마시고 이야기하는 그 과정이 무척 즐겁고 설레잖아요.

[E] 그렇군요. 이게 바로 고릴라 브루잉이 성장하는 원동력인 것 같아요. 그렇다면 컬래버레이션 파트너와의 인연은 보통 어떤 식으로 시작되나요? 먼저 제안을 하시는 편인가요?

[P] 현재 대한민국은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핫한 수제맥주 시장이예요. 그래서 해외 양조장과의 협업은 주로 저희가 제안을 받아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저는 협업에 대해서 굉장히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편이예요. 두 양조 회사가 만나 고유의 기술과 에너지로 시너지를 일으키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한편으로는 따라오는 문제가 있지는 않을지 그리고 비즈니스적인 측면에서 괜찮을지 고릴라의 팬분들이 좋아할 지 등등의 여러 요소들을 두루두루 생각해보고 결정합니다.

하지만 이제껏 파트너를 잘 결정해왔고 항상 즐겁게 작업해왔습니다. 모두의 의견과 방향성을 한 방향으로 맞춰나가는 것은 굉장히 까다로울 수 있는 부분인데 다행스럽죠.

[E] 함께 하는 회사 간에 원하는 바나 지향하는 바, 얻고자 하는 바 등이 다르다 보면 마냥 긍정적인 시너지만 발생한다고 볼 수는 없겠네요. 어려운 작업이겠지만 맥주 애호가 입장에서는 항상 콜라보가 반갑습니다(웃음). 가장 기억에 남는 컬래버레이션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P] 2017년 핸드앤몰트와 함께 ‘팜프레쉬IPA’를 양조했었는데, 당시 헤드 브루어였던 ‘브랜든 패너’에게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 경험이 저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어요. 또, 올 초에 영국의 ‘집시힐(gipsyhill)’과 만든 히비스커스 라이스 라거 ‘노래방’도 상당히 재밌었습니다. 캔 제품에 제 얼굴이 그려져있어요. 하나도 안 닮았지만요(웃음).

[E] 아, 그 캔 라벨 봤어요. 한 눈에 대표님이라는 것을 알 수 있,,(하하) 앞으로도 재미있는 컬래버레이션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어떠세요?

[P] 올해도 컨퍼런즈, 콜라보 등 다양한 계획이 있었는데 코로나 사태로 인해 모든 것이 다 딜레이되어 속상하네요. 향후 소주와 관련한 프로젝트, 배럴 에이징 등을 준비하고 있고, 아직은 말씀드리기 어려운 상황이니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앞으로도 고릴라 브루잉, 잘 부탁 드립니다.
 
더욱 색다른 맥주를 만날 수 있는 재미있는 프로젝트, 컬래버레이션. 앞으로도 더욱 좋은 시도들이 진행되고 수제맥주의 발전과 대중화에도 기여해주길 바란다. 더욱 다양한 맛과 향을 위하여!


맥주 잡지 “트랜스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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