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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호] 비어-업-사이클링

트랜스포터 2020년 5월 7일 211

[8호] 비어-업-사이클링

※ 본 컨텐츠는 맥주잡지 트랜스포터 8호(2020년 봄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모든 컨텐츠에 대한 저작권/소유권은 ‘맥주잡지 트랜스포터’에 있으며, 무단 전재, 배포를 금합니다.


Beer Up
맥주를 꿀꺽꿀꺽 마시다

Upcycling
버려지는 제품에 새로운 가치를 더하여 다른 제품으로 만들어내는 것.

‘업사이클링(Upcycling, 새활용)’은 버려지는 제품에 새로운 가치를 입히고 업그레이드(Upgrade)하여 보다 유의미한 제품으로 재생산하는 것을 말한다. 버려진 옷으로 새로운 옷을, 폐 소방호스로 가방을, 플라스틱으로 운동화를 만들어내는 식이다. 버려진 제품을 원료 상태로 되돌려 동일한 소재의 제품으로 재생하여 사용하는 ‘리사이클링(Recycling)’에서 한 층 더 나아간 상위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환경을 생각하는 많은 브랜드들이 폐기되는 자동차의 부품이나 자투리로 버려지는 가죽 등을 활용하여 다양한 제품을 제작하고 있다. 폐자원을 활용하여 예술 작품을 만들어 전시회나 체험 활동을 하기도 하는데, 국내에는 광명과 대구의 업사이클 센터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아디다스(Adidas)가 버려진 고무와 플라스틱을 충전재로 가공하여 미식 축구 경기장을 만들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점점 많은 사람들이 환경을 생각하고 업사이클링을 지지하는 추세다.

그렇다면 맥주업계에서도 이러한 업사이클링이 일어날 수 있을까. 맥주를 마시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자원을 활용하여 의미있는 제품을 만드는 이들을 만나보았다.

맥주도 업사이클링!

즐겁게 마시고, 유용하게 만들고 “Buzz the puzz”

우아하게 와인 한 병, 힙하게 수입 맥주 한 병. 흔하게 벌어지는 우리의 일상 속에서 쓰레기는 점점 늘어만 간다. 국내에서 만들어진 맥주병과 소주병은 라벨을 떼어 세척한 후 재사용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컬러, 크기, 디자인 등이 제각각인 와인병과 수입 맥주병은 재사용되지 못하고 그대로 파쇄되거나 매립된다.

사진 제공 : 버즈더퍼즈

도예를 전공했고 갤러리를 운영한 경험이 있는 버즈더퍼즈의 이은정 대표는 이러한 폐자원의 활용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2017년 가을, 광명 업사이클 아트센터에서 와인병을 활용한 “와인병의 진화 : ART OF THE BOTTLE”展을 기획하고 작품 제작에 참여하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업사이클링의 세계에 뛰어들었다. 그 이후 전국을 다니며 플리마켓에 참여하기도 하고 문화센터에서 체험 교육을 하기도 하며 다양한 활동을 진행했다. 환경을 생각하는 아름다운 일이었고 보람찼지만,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많이 느낀 시간이었다.

“쓰레기로 만든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간혹 있어요. 처음에 접했을 땐 충격적이었죠. 세척 등 후가공 작업을 철저하게 진행하기 때문에 소재의 퀄리티나 위생적인 부분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으셔도 좋습니다. 마찬가지로 버려지는 재료로 만드는데 왜 가격은 저렴하지 않느냐고 묻는 분들도 계세요. 오히려 수거, 분류, 세척, 가공 등의 작업이 더해지기 때문에 원재료 가격은 제로가 아닙니다. 이런 오해를 풀고 다른 시각으로 봐주시면 좋겠어요.” 전국을 다니면서 많은 소비자들과 만나고 다양한 피드백을 수렴하면서 소통했다. 그 덕분에 단순히 “판매”만 하는 것이 아니라 더 나아가 “교육”에 공을 들이게 되었다.

이은정 대표가 운영하는 “버즈더퍼즈”에서는 맥주병을 활용하여 소이 캔들, 다육이 화분, 조명 등을 만드는 클래스를 진행하고 있다. 직접 만들어보고 나면 업사이클링의 가치와 소중함을 재미있고 쉽게 받아들일 수 있고, 가격에 대한 저항감도 줄어든다. 맥주병이나 와인병을 준비해두고 참가자들이 골라서 사용하는 방식이지만 간혹 추억이 담긴 특별한 와인이나 좋아하는 맥주병을 직접 들고 오는 참가자도 있는데, 더욱 의미있는 작품을 만들 수 있어 권장하는 방식이다.

어느덧 3년차, 이은정 대표는 아직 하고 싶은 일이 많다. 업사이클링 제품을 가격보다는 가치로 평가하는 사회를 꿈꾸며 다양한 활동을 해나가는 것은 물론, 문화예술에서 소외되어 있는 대상에게도 업사이클링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싶다. 또, 더 나아가 장기적으로는 여러 장르의 업사이클링 작가들과 대중을 연결하는 플랫폼을 만들어 업사이클링의 지속성이 지켜질 수 있도록 기여하고 싶다고. ‘환경을 살리는 예술’이라는 아름다운 길을 걷는 이은정 대표의 바람이 꼭 이루어지길 바란다.


<맥주병을 활용한 업사이클링 체험을 희망한다면>

– 공식 인스타 계정 @buzzthepuzz_official DM 문의
– 어플 “Frip” – Shape up bottle 검색
– 아이디어스 금손클래스 오픈 예정

맥주박의 다양한 변신! “bcbc”

맛있는 맥주를 만들기 위해서 브루어Brewer는 맥아와 효모를 투입하고, 끓이고, 맑게 걸러내는 등 “브루잉 Brewing”이라 통칭하는 일련의 과정을 거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나오는 것은 오직 맥주뿐일까? 수제맥주에 대한 관심으로 홈브루잉을 즐기던 bcbc의 서성원 대표는 양조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이 아깝다는 생각을 했던 것이 bcbc의 출발점이라고 말한다.

출처 : https://brewerywastewater.com

맥주 양조의 과정 중, 당화(Mashing)를 끝내고 남은 맥아가 바로 “맥주박 Spent grain”이다. 당분 추출이라는 제 역할을 마친 맥주박은 그대로 버려지는데, 이는 음식물 쓰레기가 되어 사회적 비용을 증가시키고 환경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일부 기업에서는 사료 업체에 판매하는 방식으로 처리하기도 하지만 맥주박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이 뿐만이 아니다. 해외에서는 맥주박을 활용한 헤어케어 제품이나 먹거리가 이미 많이 유통되고 있고, 국내에서도 조금씩 이러한 움직임이 늘어나고 있다.

맥주박은 섬유질, 단백질이 풍부하고 셀룰로오스, 비타민 등이 함유되어 있어 훌륭한 영양 공급원이다. 더군다나 당화를 통해 당분이 빠져나가고 식이섬유와 단백질만 남아있는 상태의 재료이기 때문에 다이어트 식품을 만들기에 특히 좋다. 그리하여 bcbc의 첫 제품은 시리얼처럼 즐길 수 있는 그래놀라와 스틱 형태의 그래놀라 바. 원재료 자체만의 단백질 함량이 18%로 꽤 높은 편이라 영양 면에서 훌륭하다. 올 2월부터 본격적인 판매를 시작해 아직 시작하는 단계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맛과 영양을 다 잡았다는 호의적인 평이다.

bcbc는 그래놀라 제품에서 더 나아가 차츰 반려동물의 간식이나 샴푸 등 다양한 제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의미있는 일이지만 역시나 아직 아쉬운 부분은 업사이클링 제품에 대한 인식. “버려지는 물건을 활용하기 때문에 저렴할 것이라는 인식이 아쉽습니다. 새로운 공정을 거쳐 만들기 때문에 가격대는 다소 높을 수 밖에 없어요. 가치 소비라고 생각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러한 인식 개선이 다음 제품 개발에 크게 도움이 된다. 또, 맥주박을 원활하게 수급하는 것도 과제다. 향후 브루어리들과의 협력을 통해 안정적으로 더 많은 양의 맥주박을 확보하고, 업사이클링을 극대화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지속가능한 맥주 생산과 소비를 고민하는 벤쳐 기업 bcbc, 앞으로의 성장이 기대된다.


<맥주박을 활용한 영양 듬뿍 제품을 구매하고 싶다면>

– 공식 판매처 https://nutribori.imweb.me/
– 아이디어스 – bcbc 검색

맥주 잡지 “트랜스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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