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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호] 국내 테마 펍투어 시리즈 7. 경기도 브루어리 투어

트랜스포터 2020년 4월 7일 324

[8호] 국내 테마 펍투어 시리즈 7. 경기도 브루어리 투어

※ 본 기사는 2020년 4월에 발행된 트랜스포터 8호의 컨텐츠입니다.


경기도 일산 – 플레이그라운드 브루어리

플-하! 요즘 핫한 그 곳, 플레이그라운드

쟁쟁한 수제맥주들이 가득한 수제맥주의 본고장 미국으로의 맥주 수출, 대한민국 주류대상 크래프트 비어 부문 최다 수상, 업종을 넘나드는 컬래버레이션 맥주 양조 등 국내 수제맥주 브루어리 중에서도 손꼽히게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는 플레이그라운드 브루어리. 자꾸만 눈에 들어오는 이 브루어리의 맥주를 마시겠다는 일념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긴 여정을 감수한 에디터는 깜짝 놀랐다. (심지어 이런 시국에) 평일 낮에 방문해도 북적거리는 플레이그라운드의 매력은 무엇일까.

2016년 1월, 미국 수제맥주 문화에 신선한 충격을 받은 이들이 뭉쳐 플레이그라운드 브루어리가 탄생했다. 미국의 브루어리를 직접 체험하고 돌아온 김재현 브루마스터는 국내 브루어리 최초로 캔 테이크아웃을 시작하는 등 새로운 요소를 도입하면서도, ‘눈치 보지 않고 즐기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조선시대 풍자와 소통을 담당한 탈춤의 하회탈 이미지를 사용하여 한국스러운 맥주를 완성했다.

젠틀맨 라거, 몽크IPA 등 단출한 라인업으로 시작했던 오픈 초반, 업계의 분위기는 부정적이었다. 7.6%라는 높은 알코올 도수와 소맥을 연상케 하는 맛의 ‘젠틀맨 라거’는 저도수의 음용성 좋은 주류가 인기를 얻기 시작하는 트렌드에 맞지 않는다는 평이 많았다. 하지만 오픈 초반부터 브루어리는 만석이었고, 젠틀맨 라거는 현재까지 꾸준히 베스트셀러 자리를 유지하며 미국 수출이라는 쾌거까지 이루었다. 소주라기엔 가볍고 맥주라기엔 묵직한 절묘한 중간점이 놀이터를 찾아오는 어른들의 취향을 제대로 저격한 덕분이었다.

‘느리더라도 내실 있게, 홍보보다는 현장 운영에 포커스를’을 모토로 삼아 차근차근 기반을 다져왔다. 덕분에 점점 인지도를 높이고 좋은 평을 받으며 탄탄하게 자리매김하고 있다. 작년에는 공장으로 사용하던 공간을 리모델링하여 과거 20여평 규모였던 펍을 90평으로 넓혔다. 창고 공간이 좁아져 불편함이 생겼지만, 여름이면 1-2시간은 기다려야 맥주를 마실 수 있었던 고객들을 위한 결정이었다. 덕분에 탭하우스에서 맛볼 수 있는 요리도 다양해졌고, 새로운 시도도 가능했다. 허머스나 동파육, 어향가지 등 전문점이 아니고서야 쉽게 볼 수 없는 메뉴들이 올라와있는 메뉴판을 보면 절로 고개를 갸웃하게 되지만, 의외로(?) 베스트셀러들이다. 새로운 메뉴에 관심을 가져주는 소비자는 브루어리가 더 재밌고 맛있는 메뉴를 개발하게 만들고, 소비자들은 더 다양한 조합으로 페어링을 즐기게 되는 선순환이다. 플레이그라운드는 소비자에게 이득을 주는 새로운 시도를 적극 지지한다.

이렇듯 플레이그라운드는 천천히 나아가지만 결코 멈추지는 않는다. 작년만 해도 단팥빵의 원재료를 넣은 ‘빵맥포터’를 선보이거나, 홍대 인근에서 편의점 컨셉의 ‘플그슈퍼’를 운영하는 등 남다른 시도들이 돋보였다. “시장에 영감을 줄 수 있는 시도를 지속하고 싶다”는 김재현 브루마스터. 종량세 도입으로 인해 창의적인 시도를 더욱 많이 해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맥주면 맥주, 요리면 요리, 서비스면 서비스! 어느 것 하나도 놓치지 않는 욕심 많은 플레이그라운드. 올 한해 또 어떤 새로운 시도들을 보여줄 지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플레이그라운드 일산>
* 위치 :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이산포길 246-13
* 영업시간 : 화-일 12:00-22:00, 월요일 휴무
[TIP] 056버스를 이용하여 방문할 경우 인증샷을 찍어두면 브루어리에서 버스비 할인을 받을 수 있다.

경기도 일산 – 더 테이블 브루하우스

내가 이 구역의 베테랑! 브루하우스 더테이블

더테이블 브루잉의 히스토리는 국내 수제맥주의 변천사를 잘 보여준다. 2002년, 주류에 대한 규제가 완화되어 소규모 맥주 양조가 합법화되었고, 이에 맥주를 직접 양조하여 판매하는 마이크로 브루어리들이 속속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 당시 마이크로 브루어리에서 내에서 양조 및 판매되던 맥주를 ‘하우스 맥주’라고 불렀고, 곳곳에 하우스 맥주집이 등장해 맥주계에 새로운 바람이 불었다.

2008년, 더테이블 브루잉도 서울 종로에 브루하우스 시설을 마련하여 마이크로 브루어리로서의 면모를 갖추고허니브라운, 헬레스, 둔켈 등 4종의 맥주를 직접 양조하여 판매했다. 하지만 당시에는 맥주를 양조한 곳에서의 직접 판매만 가능할 뿐 외부 유통이 불가능하다는 한계가 있었고, 판매 채널을 찾지 못한 다수의 마이크로 브루어리들은 차츰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 이에 2014년, 수제맥주의 외부 유통 불가 규제가 풀렸는데, 더테이블 브루잉은 발 빠르게 콜드 체인 시스템을 마련하여 외부 유통에 나섰고, 현재는 일산 브루하우스를 기반으로 종로, 마포, 청진동에 탭룸을 운영하는 내공있는 브루어리로 자리잡았다.

더테이블 브루잉은 이렇게 국내 맥주 관련 정책을 여지없이 직접 겪으며 뚝심있게 달려왔다. 현재 일산 풍동에 위치하고 있는 브루하우스 더테이블에는 무려 40여개에 달하는 발효조와 숙성조가 빼곡하게 가득 차 있는데, 오랜 시간 더테이블과 함께 해온 황승호 헤드브루어가 이 곳을 총괄한다. “탱크 수를 넉넉하게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관리하는 데에 다소 품은 들지만, 상시 16종의 맥주를 고정 라인업으로 가져갈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브루어리들의 맥주 메뉴판이 자주 바뀌는 이유는, 새로운 맥주를 양조하기 위한 시도를 계속하기 때문이다. 보유하고 있는 양조 장비의 수가 한정되어 있다 보니 필연적으로 새로운 맥주를 채우면 다른 맥주의 판매를 잠시 쉬어가게 된다. 하지만 더테이블은 많은 수의 설비를 보유함으로써 상시 다양한 종류의 맥주 스타일을 제공하는 것이 가능하다. 메뉴판을 보면, 필스너, 둔켈, 페일에일, 바이젠, IPA, 벨지안 윗비어, 고제, 스타우트 등은 물론, 시즈널 맥주로 요 근래 유행하는 뉴잉글랜드IPA나 브룻IPA도 만나볼 수 있어 어떤 맥주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원하는 맥주를 만날 수 있다.

혹여 종류가 많으면 하나하나의 품질 관리에 소홀하진 않을까, 하는 걱정은 더테이블의 화려한 수상 경력이 잠재워준다. 2016년부터 꾸준히 대한민국 주류대상 수상을 이어오고 있는데, 특히 더테이블IPA와 황승호 헤드브루어의 시그니처 맥주인 S.H 유자에일은 단골 수상작이다. 또한, 내부적으로 개발한 자체 프로그램을 통해 유통된 맥주의 품질까지도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으니, 이 정도면 수적으로도 질적으로도 걱정 없다.

어느덧 12년차를 맞이하는 더테이블, 부지런히 달려왔지만 여전히 할 일이 많다. 이미 올 1월, 종로 청진동에 청진탭룸을 오픈했고 반응이 나쁘지 않다. 봄/여름 시즌을 위해서는 꾸준히 인기 있는 골든에일을, 가을/겨울 시즌을 위해서는 허니브라운의 고도수 버전을 준비할 예정이다. 캔입과 병입에 대한 부분도 고민 중이라고. 시간의 흐름과 함께 더욱 단단해져가는 더테이블의 향후가 기대된다.

<브루하우스 더테이블> 
* 위치 :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백마로 504
* 영업시간 : 매일 16:00-01:00
[TIP] 추천 페어링은 소이갈릭 치킨 & 보신각 둔켈, 페퍼로니 피자 & 더테이블IPA!

경기도 판교 – 헤이스탁 브루어리

우리 동네 아지트, 헤이스탁
편한 옷차림으로 휘적휘적 마실 나갔다가 ‘혼자면 어때’하며 바에 앉아 훌쩍 맛있는 맥주 한 잔 마시고 돌아오는 일상이 가능하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주변에 수제맥주 펍이 없어 매번 서울로 원정을 가야 하는 에디터에게는 꿈 같은 일이다. 옆 동네 분당구 판교동에 조용히 나타나 동네 주민들의 니즈를 제대로 채워주고 있는 아담한 브루펍 ‘헤이스탁’은 이런 환상을 더 키워주었다.

과거 타 브루어리가 간판을 걸고 있었던 자리를 인수하여 헤이스탁 판교 브루어리를 오픈한 이진수 대표. 장비들을 보수 및 교체하고 인원을 꾸려 2019년 6월에 정식으로 문을 열었다. 처음에는 게스트 맥주 위주로 운영을 하다가 올해부터는 자체 양조 맥주를 무려 6종이나 선보였는데 페일에일, 헤페바이젠과 같은 기본 라인업과 라즈베리 에일, 팜하우스 에일 등 다소 취향을 타는 라인업이 두루두루 자리하고 있다.

검색을 해봐도 정보가 없어서 운영을 하고 있는 게 맞는지 반신반의하며 연락을 드렸다, 는 에디터의 말에 이진수 대표는 차분하게 대답했다. “아직 홍보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고 있어요. 단순히 맥주를 양조하는 곳이 아니라 맥주와 다양한 문화의 접목이 있는 곳, 동네 이웃들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곳으로 만들어나가고자 합니다. 그래서 다소 느릴 수 있지만, 어떤 색깔, 어떤 모습으로 소비자에게 다가갈 지 시간을 들여 깊이 고민하고 제대로 하려고 해요. 저희도 지금 숙성 중인 셈이죠!” 순수미술과 엔지니어링을 전공한 독특한 이력을 가진 구성원들이 모여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이진수 대표의 이 같은 목표는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지고 있지만 맥주를 매개로 이들이 모일 수 있었던 것처럼, 맥주를 매개로 다양한 문화를 담아내고 싶다고.

헤이스탁의 내부는 대부분 양조시설이 차지하고 있다. 조리할 공간이 없기도 하고, 안주 메뉴를 개발하기보다는 음악, 모임, 교류 등을 기획하는 데에 더 시간을 쏟고 싶기 때문에 먹거리는 간단한 스낵만 판매하고 있는데, 대신 외부 음식의 반입이 가능하다. 감성 가득 담은 아기자기한 가게와 맛집들이 꽤 자리하고 있는 동네라 음식을 테이크 아웃할 수 있는 맛집을 문의한다면 망설임 없이 추천 멘트가 나올 것.

몇몇 이웃 가게들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데,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한다. 2월 말에는 이미 알 사람은 다 아는 맛집이라 늦게 가면 빵이 없다는 베이커리 ‘Jam&Bread’와 함께 오트밀 스타우트를 활용한 빵을 만들기도 했다. 바로 헤이스탁이 추구하는 서로의 강점을 살린 지역 내 컬래버레이션이 이루어진 셈. 이러한 재미있는 협업은 언제든 환영이라고.

진심어린 노력과 고심, 반짝반짝하는 아이디어가 가득하기에, 천천히 나아가고 있지만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헤이스탁. 오늘 저녁에는 동네 이웃처럼 항상 그 자리에 있는 판교동의 아지트, 헤이스탁 브루어리로 가보자

<헤이스탁 판교 브루어리>
* 위치 :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운중로225번길 14-3
* 영업시간 : 화-금 17:30-22:30, 토-일 14:00-22:30, 월요일 휴무
[TIP] 수제 맥주테이크 아웃 가능! 간편하게 집에서도 즐길 수 있다.


맥주 잡지 “트랜스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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