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riginal Beer Magazine

[7호] California Beer Dreamin’! 수제맥주의 천국 캘리포니아에서 만난 사람들

트랜스포터 2020년 3월 12일 28

California Beer Dreamin’!
수제맥주의 천국 캘리포니아에서 만난 사람

※ 본 기사는 2020년 1월에 발행된 트랜스포터 7호의 컨텐츠입니다.

미국의 실력있는 브루어리 맥주를 엄선하여 유통하고 있는 수입사 ‘모어댄크래프트’의 박기태 대표가 미국 현지를 방문하고 돌아왔다. 파트너인 모던타임즈, 에일스미스, 그린플래쉬, 알파인 브루잉을 방문한 것은 물론, 수제맥주의 천국인 미국을 마음껏 누리며 신선하고 수준 높은 수제맥주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고. 나아가 각 브루어리에 평소 궁금했던 질문들을 던져보았다. 맥주는 맛으로만 느껴도 그만이지만, 그 이상으로 브루어리에 대해 알아가고 싶었던 소비자라면 주목!


<모던타임즈 비어(Modern Times Beer)>

인터뷰이

모던타임즈 세일스&마케팅 디렉터 필 맥닛 (Phil MacNitt: a.k.a. The Beer Jesus)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궁금한 것이 많지만 이 질문으로 스타트를 끊어볼게요. 브루어리 이름이 쉬우면서도 인상깊어요. ‘모던타임즈’라고 브루어리 이름을 짓게 된 동기가 궁금합니다. 

‘모던타임즈’는 1850년대 미국 뉴욕에서 실제로 잠깐 존재했던 이상향의 커뮤니티 이름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그곳은 당시의 법 체제나 정부 시스템이 존재하지 않았지만 평화롭게 살고 있는 ‘무정부주의자 (Anarchists)’들의 마을이었습니다. 그 유토피아는 결국 발자취를 감췄지만, 유토피아를 꿈꿨던 이들의 원대함에 매료되어 이 이름을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비슷한 맥락에서 초창기 ‘모던타임즈’의 맥주들은 역사적으로 또는 소설에서 ‘모던타임즈’ 마을과 유사하게 사용된 이름들을 사용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로마랜드 세종 (Lomaland Saison), 블레이징 월드(Blazing World) 등 입니다. 샌디에고의 ‘모던타임즈’ 본사 이름인 ‘로마랜드 퍼먼토리움 : Lomaland Fermentorium’은, 1900년대 실제로 존재했던 로마랜드 신지학(신비한 영적 체험을 통해 신의 본질을 이해하고자 하는 학문) 모임을 가졌던 최초 건물이 브루어리의 지척에 위치해 있습니다.

Q 역사나 소설 등에서 차용된 이름들이 많다는 것이 흥미롭네요. 모던타임즈 브루어리의 운영 철학은 무엇인가요? 

모던타임즈의 양조철학은 매우 “민주적 (Democratic)”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른 브루어리들과는 다르게 한 사람의 의사결정자가 양조방향을 결정하지 않으며, 대신 모던타임즈 내 모든 부서와 협업하거나 모던타임즈를 좋아하는 팬 분들의 피드백을 받아 어떠한 맥주를 만들지 결정합니다.

그렇다면 ’모던타임즈’의 맥주들 중 한국팬들에게 가장 추천하고 싶은 맥주는 무엇인가요? 

A 단연코 ‘모던타임즈’의 시그니쳐 맥주인 블랙하우스 커피 오트밀 스타우트를 추천합니다. 우리는 블랙하우스 맥주로 인해 ‘모던타임즈 커피 로스터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완벽한 커피 스타우트를 만들기 위한 집요한 노력으로 현재 연간 약 100,000 파운드(45.7톤)의 커피를 로스팅하는 로스터리가 되었습니다. 

그렇군요. 다음 질문이 커피에 대한 내용인데 앞부분과 이어지겠네요. 에일스미스 브루잉과 협업으로 모던타임즈의 커피원두를 사용한 스피드웨이 스타우트를 출시하기도 하는 등, 모던타임즈 로스터리에서 로스팅된 커피 원두들은 상당히 매력적입니다. 로스터리에 대한 이야기를 좀 더 해주세요.

앞서 얘기 했듯이, 우리는 최고의 커피 스타우트를 만들기 위해 커피 원두를 로스팅하기 시작했습니다. 50가지 이상의 조합을 실험한 결과 이디오피아와 수마트라 커피빈의 조합이 최상이었고, 블랙하우스 커피 오트밀 스타우트가 탄생하게 된 것입니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15키로 Giesen 로스터기로 업그레이드 되기 전까지 사용하던 초창기 소규모 로스터기가 아직도 Point Loma 브루어리에 남아 있습니다.

Q 그렇군요. 이어라운드 라인업 외에도 스페셜 맥주(Monthly Special Release)들이 출시되고 있는데 2020년계획은 어떤가요? 그 중 가장 좋아하는 맥주도 알려주세요.

A 매달 출시되는 스페셜 맥주들은 이제 고정적인 맥주로 자리 잡았으며 2020년도에도 같은 시즌에 출시됩니다. 2019년에 출시된 스페셜 맥주 중 제가 가장 좋아하는 맥주는 고스트 마운틴(Ghost Mountain)으로, 가을 시즌(9-10월)에 출시되는 헤이지IPA입니다.

Q 한국에도 모던타임즈의 팬이 많습니다. 한국 수제맥주를 마셔 본 경험이 있나요?

A 현 시점에서 많은 한국 수제맥주를 경험해 보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모던타임즈’의 한국 공식 수입원인 ㈜모어댄크래프트로부터 한국 크래프트 맥주 씬의 성장세가 놀랍다는 얘기는 여러 번 들었습니다. 한국 수제맥주가 여기 캘리포니아에 수입이 되어 성장하는 모습을 기대합니다.


에일스미스 브루잉(AleSmith Brewing)

인터뷰이
에일스미스 브루잉 오너 Peter Zien

Q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에일스미스 브루잉의 유래에 대해 알려주세요.

A ‘에일스미스(AleSmith)’라는 명칭은 말편자 및 일상생활에 필요한 금속 공예품을 만들던 미국의 공예가인 블랙스미스(BlackSmith, 대장장이)에서 유래했습니다. 본래 에일스미스 브루어리는 공업 단지의 조그만 창고에서 시작했고, ‘대장장이’들의 시절은 갔지만 에일스미스의 열정은 hand-crafted 맥주를 최고 수준에 이르게 했습니다. 에일스미스의 모토인 ‘Hand-Forged Ales : 손으로 양조한 맥주’가 모든 것을 얘기해주고 있습니다.

Q 장인의 자부심과 열정이 느껴지는 네이밍이네요. 그렇다면 현재의 에일스미스 브루잉이 있기까지 있었을 많은 사건들 중에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A 수년간 양조를 하면서 겪었던 재미난 얘기들과 기억들이 많습니다. 사실 브루어리를 운영하는 일은 매우 힘든 일이며, 열정과 기술에 대한 존중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초창기의 많이 힘들었던 기억들이 지금은 추억으로 남았지요. 당시에는, 양조를 하기 위한 장비들을 직접 만들기도 해야 했습니다. 오픈 발효조를 사용할 때의 일인데, 간혹 발효조가 활성화되면서 맥즙이 넘쳐나곤 했습니다. 아침에 정문을 열 때 풍겨오는 냄새로 발효조가 넘쳐나는 걸 알 수 있었어요. 또한, 좁은 공간에서 병입이 된 맥주와 케그를 팔레트로 옮길 때 역시 꽤 힘들게 작업을 했던 기억도 있네요. 양조사라는 직업은 모든 뒤치닥거리를 해야 하는 영광스러운 잡부라고 생각합니다!

Q 맛있는 맥주를 만들기 위한 과정에는 정말 많은 노력이 들어가있죠. 힘들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 결과물인 맥주를 사랑해줄 때는 더없이 뿌듯할 것 같아요. 에일스미스는 맥주를 양조할 때 주로 어떤 부분에서 영감을 받나요?

A 브루잉 기술에 대한 역사와 존중은 에일스미스에서 매우 중요한 덕목이며 철학입니다. 에일스미스의 많은 맥주들이 전세계 전통적인 맥주스타일에 영향을 받았으며, 첫 번째 플래그쉽 맥주인 ‘앤빌 ESB’는 영국 노블홉의 향과 캬라멜의 달콤함이 잘 어우러진 전통적인 유럽 ESB(Extra Special Bitter)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전통적인 스타일로 시작해 에일스미스의 터치로 마무리합니다. 예를 들자면, 전통적인 몰트 중심의 올드넘스컬 발리와인(Old Numbskull Barleywine) 이나 프라이빗 스톡 에일(Private Stock Ale)에 조차도 샌디에고 스타일인 홉 향을 가미하는 것이 저희 에일스미스의 양조방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그렇군요! 2015년에 오픈한 이 브루어리와 탭룸에 대해서도 궁금해요. 굉장히 대규모의 시설이고, 히든 플레이스도 준비되어 있다고 하는데 어떻게 구상하게 되었나요?

A 현재의 에일스미스 브루어리는 처음 브루어리를 시작했던 장소와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있습니다. 109,000 제곱미터의 규모에, 독일 최고 품질의 양조시스템과 750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테이스팅룸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큰 규모입니다. 그 밖에도 Anvil & Stave Speakeasy (베럴에이징 맥주와 고도수의 맥주가 서빙되는 곳), 토니 그윈 박물관 그리고 2층 메자닌을 포함한 3개의 프라이빗 룸이 있습니다. 새로운 에일스미스 브루어리는 고품질의 맥주 양조를 지향하며 최상의 고객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컨셉을 반영했습니다.

또, 2018년에는 샌디에고 지역 유일의 치즈 가공시설인 치즈스미스(Cheesesmith)를 브루어리 내에 오픈했습니다. 사실 치즈와 맥주는, 발효를 한다는 점에서 매우 밀접한 관계에 있으며 맥주와 치즈를 페어링 했을 때 최상의 조합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브루어리에서 양조를 하고 남은 홉, 몰트의 등의 곡물 등이 치즈의 원료가 되는 젖소사육농가에 사료로 재활용 된다는 것입니다.

Q 설명을 들으니 한국의 팬들이 더더욱 방문하고 싶어할 것 같아요. 혹시 한국의 수제맥주에 대해서 알고 있나요? 한국의 수제맥주 팬들에게 에일스미스의 맥주를 추천해주세요.

A 한국수제맥주를 경험해 본 적은 없습니다만, 꼭 마셔보고 싶습니다. 매우 수준 높은 크래프트 맥주들이 있다라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또, 한국에서도 프로야구의 인기가 대단하다고 알고 있습니다. 샌디에고 파드레스의 전설적인 타자이자 명예의 전당에 헌정된 토니 그윈과 콜레보레이션으로 탄생한 ‘샌디에고 3할9푼4리’를 추천합니다. 시트러스한 홉의 향이 있지만 비터가 강하지 않고 달콤한 몰트와 비스킷의 풍미를 느낄 수 있는 페일에일입니다. 또한 에일스미스의 시그니쳐 맥주인 ‘스피드웨이 스타우트’를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12도의 고도수임에도 초콜릿과 로스팅된 커피의 부드러운 맛이 일품입니다.

한국의 모든 맥주팬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은 캘리포니아로 여행을 오게 되면 꼭 에일스미스 브루어리에 들러 주십사 하는 것입니다. 조만간 뵙기를 희망합니다.


그린플래쉬(GreenFlash) &알파인(Alpine)

인터뷰이
그린플래쉬 브루잉 CEO Michael Taylor

Q 안녕하세요! 그린플래쉬와 알파인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A 그린플래쉬 브루잉은 2002년에 힝클리 부부에 의해 탄생하였습니다. 웨스트코스트 IPA가 가장 잘 알려져있죠. 해가 지는 시간에 태양빛이 대양을 비출 때 마법같은 녹색광선(Green Flash)을 발산하는 마지막 순간의 찰나에서 유래했습니다. 이 현상은 미국 남캘리포니아의 해안가에서 목격이 가능한데 매우 보기 드문 현상입니다. 그린플래쉬의 맥주를 마실 때 맥주의 향과 풍미가 서로 합류하여 이러한 마법과 같은 현상이 발생한다,는 마음을 담아 붙였죠.

2014년부터는 알파인 브루잉을 인수하여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전직 소방관이자, 에일스미스 브루잉에서 경력을 쌓은 팻 맥켈니가 설립한 알파인 브루어리는, 브루어리와 탭룸이 위치하고 있는 샌디에고 카운티의 동쪽 지역 산등성이에 위치한 작은 마을 ‘알파인 캘리포니아’에서 이름을 따왔습니다. 현재는 창립자 팻 맥켈니의 아들인 션 맥켈니가 양조팀을 진두지휘하고 있으며, 알파인의 모든 맥주들은 독립적인 프로세스로 개발됩니다.

Q 그렇군요. 그린플래쉬와 알파인, 각각의 분위기는 어떤가요? 맥주를 양조하는 과정에서 에피소드가 있나요?

A 그린플래쉬는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혁신적인 제품 개발을 적극 지원합니다. 특히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트로피칼 DNA 헤이지IPA’의 경우 그린플래쉬 직원들의 자체적인 홈브루잉 모임에서 개발된 레시피로 만든 맥주입니다. 맥주를 사랑하는 이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죠.

알파인의 경우, 레이트비어에서 100점 만점의 최고 점수를 받은 ‘넬슨IPA’가 탄생한 과정이 재밌습니다. 넬슨 IPA는 뉴질랜드가 원산지인 넬슨소빈 홉을 사용해서 매우 독특한 맛의 프로파일을 보여주는데, 이 홉은 알파인 브루어리의 설립자인 팻 맥컬니에 의해 처음으로 맥주양조에 사용된 홉이기도 합니다. 그의 결혼기념일을 맞이하여 떠난 뉴질랜드에서 넬슨홉 재배농장을 알게 되었고, 농장주와의 협상을 통해 처음으로 미국으로 수입해서 맥주를 양조했죠.

Q 새로운 시도와 큰 열정으로 맛있는 맥주가 탄생하는군요. 한국의 크래프트 비어 팬들에게 맥주를 추천해주세요.

A 그린플래쉬의 플래그쉽 맥주인 ‘웨스트코스트IPA’를 적극 추천합니다. 미국 크래프트 맥주씬에서 뚜렷한 풍미와 향, 비터로 웨스트코스트 스타일IPA의 출발점이 된 맥주가 바로 그린플래쉬 웨스트코스트 IPA입니다. 3가지 몰트, 5가지의 홉의 발란스가 좋고, 피니쉬에서는 95 IBU의 비터와 함께 놀라운 향을 느낄 수 있는 웨스트코스트 스타일 IPA의 원조임에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Q 향후에는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나요?

A 항상 새로운 맥주를 탐구하며 새로운 스타일을 만드는데 큰 관심이 있습니다. 2020년에 새로이 선보일 맥주가 바로 ‘Saturhaze’입니다. 드링커블하며 마시기 좋은 헤이지IPA로 뚜렷한 향, 시트러스 풍미의 프로파일과 함께 도수도 낮아(4.2%) 더욱 마시기 편한 맥주입니다. 앞으로도 이런 마시기 편한 맥주개발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할 것입니다.


각각의 개성을 뽐내는 브루어리와의 인터뷰를 통해 더욱 해당 브루어리와 가까워진 기분이 든다면, 오늘은 인터뷰이들에게 추천받은 맥주로 하루를 마무리하는 것은 어떨까. 각 브루어리들이 올해도 맛있는 맥주를 만들 것을 다짐하는 만큼, 올해도 맛있는 맥주들을 많이 만나보기로 다짐해본다.

인터뷰 및 번역 : 모어댄크래프트 박기태 대표

맥주 잡지 “트랜스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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