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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호] 국내 테마 펍투어 시리즈 6. 6호선 타고타고 펍 투어

트랜스포터 2020년 1월 7일 324

[7호] 국내 테마 펍투어 시리즈 7. 6호선 타고타고 펍 투어

※ 본 기사는 2020년 1월에 발행된 트랜스포터 7호의 컨텐츠입니다.


지하철 타고 즐기는 맛있는 수제맥주! 트랜스포터 5호에서 좋은 반응을 얻은 ‘2호선 타고타고 펍투어’ 덕분에 후속으로 ‘6호선 타고타고 펍투어’가 돌아왔다. 강남-강북을 두루두루 커버하며 서울을 동그랗게 순환하는 2호선은 대부분의 역이 번화가 혹은 환승역이라 친숙한 반면, 한강 위쪽으로 U자형태를 그리며 뻗어있는 6호선에는 해당 역 인근 거주자가 아니라면 다소 낯선 역이름이 많은 편이다. 낯선 역일지라도 멋진 펍이 있는 역으로 기억되길 바라며, 이번호는 6호선을 타고타고 펍투어 출발!


6호선 응암역 – 브릭하우스76

타 지역 사람들에게는 다소 낯선 지명인 응암. 어느덧 4년차에 접어들며 많은 단골고객들을 보유하고 있는 브릭하우스76은, 수제맥주 불모지였던 이 지역에서 독보적인 존재로 자리잡았다. 응암 지역에서 나고 자란 김동하 대표는 브릭하우스76를 운영하기 전부터 이미 요식업에 종사하면서 수제맥주를 취급하고 있었는데, 그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보다 본격적으로 펍을 차리게 되었다. 하지만 이태원, 홍대 등 사람들이 찾아찾아 가는 동네가 아니라는 점 때문에 걱정 가득하게 시작한 펍이었다. 지금은 오롯이 수제 맥주만을 라인업에 올려두고 있지만, 처음 오픈했을 때에는 대기업 맥주와 소주도 메뉴판에 자리하고 있었다고.

브릭하우스76은 단체 인원보다 소수를, 그리고 혼술하러 오는 사람을 환영하는 곳이다. 괜스레 욕심내어 유행을 따라가지 말고, 꾸며진 모습을 내세우지도 말고, 진정성 있게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것을 하자는 부인 이혜인 대표의 의견이 반영된 덕분이었다. 이혜인 대표는, 수제맥주를 접하는 사람들이 맛에 대해 평가하고 심도있게 접근하며 마시기 보다는 맥주를 마시는 그 공간과 그 시간을 아름답게 기억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말한다. 맥주와 음식의 페어링 역시 적극 추천하지 않는다. 수제 맥주를 즐기는 데에는 정답이 없고, 수제 맥주는 공부하듯 마시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덕분에 두 대표가 가장 신경을 쓰는 부분은 좋고 편한 공간을 만드는 것. 그 마음이 잘 반영되어 브릭하우스76의 내부는 층고가 높아 시원시원하면서도 동시에 아늑하고 따뜻한 분위기를 가득 안고 있었다. 이 공간을 사랑하여 펍에서 결혼식을 진행한 커플이 있을 정도.

브릭하우스76의 대표 맥주는 자체맥주인 은평 시리즈다. 2017년 4월에 출시한 은평 페일에일에 이어 은평 벨지안, 은평 IPA가 차례로 등장했다. 카브루, 히든트랙, 아크의 도움을 받아 위탁양조로 탄생한 은평맥주들은 많은 사랑을 받았고, 브릭하우스76의 메뉴판이 오롯이 수제맥주로 채워지는 데에 큰 공헌을 했다. 그 외의 맥주들은, 부부가 함께 마셔보고 정말 맛있었던 맥주와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유명 맥주를 고루고루 선정한다. 특히, 규모가 작아 많이 알려지지 않은 브루어리의 숨겨진 맥주들을 적극 지지한다. 맥주 한 잔에 담긴 브루어의 노력을 알기 때문이다.

가장 인기있는 메뉴인 브릭 파스타에 은평 페일에일, 은평 벨지안을 곁들여보았다. 두툼하고 먹음직스러운 통삼겹이 올라간 크림 파스타는 비주얼부터가 압도적이었다. 스파이시함이 가미되어 있어 전혀 느끼하지 않았던 브릭 파스타는 쌉싸름한 은평 페일에일, 그리고 부드러운 은평 벨지안 양쪽과 모두 조화롭게 어우러졌다. 은평맥주의 슬로건대로 ‘은근히 평범하지만’ 정말 맛있고 드링커블한 맥주였다.
편안한 공간, 좋은 맥주, 그리고 수제맥주와 로컬에 대한 애정이 담뿍 느껴지는 브릭하우스76. 올 겨울 따뜻한 시간을 보내기에 제격이라고 ‘은근히’ 추천해본다.

<브릭하우스76>

  • 위치 : 서울 은평구 연서로 40
  • 영업시간 : 화-금 17:00-02:00, 토 17:00-02:00, 일 17:00-24:00 (월요일 휴무)

6호선 화랑대역 – 바네하임

브로이하우스 바네하임이 위치하고 있는 노원구는 체감상 상당히 까마득한 강북이었다. 화랑대역 인근은 아파트 단지와 중고등학교 등이 밀집해있는 조용한 주택가였고, 특별히 무엇을 먹으러, 마시러 찾아갈 것 같지 않은 분위기였다. 그렇기에 이 곳에서 어언 15년이나 사랑받으며 차츰차츰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는 수제맥주집이 있다는 사실이 더욱 놀라웠다. 낯선 지역인지라 지도를 보며 걸어가던 중, 그간의 양조장 방문 경험으로 인해 어느덧 익숙해진 달근한 냄새가 진동해서 고개를 들었다. 바로 그 곳에 바네하임이 있었다.

한적한 주택가에 위치하고 있지만 그다지 한적하지 않은 바네하임의 1층 내부를 보며 그 인기를 새삼 확인할 수 있었다. 바네하임을 찾는 고객들은 꾸준히 증가해왔지만, <생활의 달인>, <수요미식회> 방송 이후로 멀리서 찾아오는 손님의 증가세는 더욱 확연했다. 심지어 해외에서 한국 프로그램을 보고 한국 여행 코스에 바네하임을 포함시킨 외국인 방문객도 있었다고. 한편, 바네하임의 인기 비결은 이러한 미디어의 힘과 더불어 여성 1호 브루마스터 김정하 대표의 활약에 있다. 2004년, 맨땅에 헤딩하듯 수제맥주의 세계에 발을 들인 김정하 대표는 많은 어려움을 이겨내고 우뚝 섰다. 현재는 국내외 각종 맥주 대회의 심사위원으로 활약하는 한편, 쌀맥주 도담도담 등 맛있고 개성있는 맥주를 만들어 선보여 국내 수제맥주의 발전과 인지도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본지가 발행될 시점에는 이미 정상 가동하고 있겠지만, 취재 시점의 김정하 대표는 남양주에 브루어리 신설을 준비하며 한창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김정하 대표의 정성과 노력이 가득한 바네하임에서 화제의 쌀맥주 도담도담과 시즈널 맥주들을 마셔보았다. 가장 기대했던 맥주인 쌀맥주 ‘도담도담’은 국내 쌀 소비 진작을 위해 농촌진흥청과 협업한 것으로, 도담쌀이 30%나 함유되어 있다. 보리와 다른 성질을 가지고 있는 쌀을 이용하다 보니 양조 노하우가 풍부한 브루어라 해도 쉽지 않은 양조였을 것이었다. 하지만 소주국제맥주대회에서 은메달을 수상할 정도로 완성도 높은 맥주로 탄생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짙은 브라운빛 색을 보며 묵직한 맛을 예상했지만, 의외로 상당히 드링커블한 가운데 가벼운 쌉쌀함이 돋보였고, 함께 즐긴 삼겹살 피자와 더없이 잘 어울리는 맛이었다. 2종의 베리(berry)가 들어간 복(Bock)비어인 ‘다복이’는 바틀 디자인과 강아지 다복이 캐릭터로 인해 마시기 전부터 이미 취향 저격. 귀여운 강아지 캐릭터가 곳곳에 등장하는 이유는 다복이의 판매액 일부를 유기견을 위해 사용하기 때문인데, 맛도 좋고 뜻도 좋아 한 병이고 두 병이고 더 마시고 싶어지는 맥주이다. 쥬시홉밤IPA에서는 이름값하는 과일향과 헤이지한 느낌을 듬뿍 받을 수 있었다. 적당한 묵직함이 IPA 입문자에게도 좋을 법한 맥주였다.

하나하나 맛을 보다보니 어느새 바네하임의 내부는 더욱 북적이고 있었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바네하임의 맥주를 맛볼 수 있도록 2호점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이 반갑다. 이 조용한 주택가에서 뿜어져나온 저력이 더욱 더 성장하길 바라며 바네하임을 뒤로 했다.

<브로이하우스 바네하임>

  • 위치 : 서울 노원구 공릉로32길54
  • 영업시간 : 월-토 15:00-01:00(일요일 휴무)

6호선 공덕역 – 미스터리 브루잉

그래도 꽤 많은 브루어리와 펍을 돌아다녔지만, 이렇게 오피스 건물 1층에 버젓이 위치하고 있는 양조시설은 처음이었다. 가면서도 여기가 맞나 싶은 그런 위치에 자리잡은 지 어느덧 2년을 넘긴 미스터리 브루잉. 과거 이태원에서 펍을 운영했던 이인호, 이승용 대표의 손에서 탄생한 곳으로, 오픈 초반부터 알 사람은 다 아는 주목받는 곳이었다. 과거 금,토,일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큰 번화가 상권을 겪어보고 나니 평일과 주말 고루고루 유동인구가 있는 장소가 좋을 것 같았고, 때마침 좋은 자리가 나와 위치를 잡았다. 오피스와 주거단지가 두루두루 밀집해있고 바로 인근에 경의선숲길이라는 공원도 있어 직장인 고객, 가족단위 고객, 나들이 고객이 다양하게 방문하는 좋은 위치였다. 오픈 이후 앞쪽으로 경의선 숲길이 조금씩 뜨기 시작한 것도 호재였다.

하지만 이런 입지적 장점에만 의존해서는 미스터리가 지금의 위치에 있을 수 없었을 것. 미스터리 브루잉의 이인호 대표는 특히 음식에 신경을 많이 쓴다고 강조한다. 수제맥주는 맛있는 음식과 즐기면 훨씬 더 맛있다는 사실을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일찍이 이태원에서도 직접 하우스 소스를 만드는 등 술집은 대충 냉동식품을 데워서 내놓는 곳이라는 인식을 깨고자 노력해왔다. 그 결과, 모든 메뉴를 준 파인다이닝 수준으로 제공하는 미스터리 브루잉은 맥주만 마시러 가는 술집이 아니라 동시에 맛있는 식사를 하러 가는 곳으로서 보다 캐주얼한 이미지를 구축했다. 6인의 셰프들이 탄탄한 실력을 바탕으로 준비한 화덕피자의 맛은 피자 전문점들과 겨루어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수준급이다. 특히 미스터리 브루잉의 가장 히트작이라고 할 수 있는 주스뉴스(JuiceNews)와 트러플향이 진동하는 풍기 피자는 누구에게나 자신있게 추천할 만 하다. 매 계절마다 새롭게 선보이는 시즌 메뉴들, 사전 신청을 받아 진행되는 페어링 행사들만 봐도 미스터리 브루잉이 음식에 얼마나 신경쓰는지 알 수 있는데, 관심이 있는 경우 미스터리 브루잉의 공식 인스타를 종종 확인해보면 좋다.

미스터리 브루잉, 하면 독특한 점이 하나 있는데 바로 맥주를 색깔로 구분한다는 점이다. 다양한 맛과 향을 품고 있는 수제맥주를 보다 알기 쉽게 소개하기 위해 아이디어를 낸 것. 중심이 되는 맛을 기준으로 하여 4가지 컬러로 카테고리화했는데 호피한 맛이 강한 류의 맥주는 초록색(미스터 그린), 시원하고 깔끔한 맛의 라거류는 노랑색(미스터 옐로), 일반적으로 맥주에서 나는 맛이라고 하기엔 낯선 류의 맥주는 보라색(미스터 퍼플)로 표기하는 식이다. 복합적인 특성을 가진 맥주의 경우에는 컬러를 섞어서 새롭게 표현한다. 시큼한 맛과 호피함을 모두 갖춘 사우어IPA는 보라색과 초록색을 믹스하여 네이비 컬러로 표현했다. 이런 색다른 접근방식이 받아들여져 조금이라도 수제맥주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진다면 고마운 일이다.

향후에는 수제맥주와 음식의 페어링에 심혈을 기울이는 한편, 한국의 식재를 사용한 의미있는 맥주를 양조하는 일에도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농촌진흥청과 이미 세 차례에 걸쳐 못생긴 과일이나 신규 품종의 과일을 이용해 맥주를 양조한 바 있다. 과일이나 곡물을 가장 많이 소비할 수 있는 일은 술을 빚는 일이라고 한다. 덕분에 이는 단지 독특한 재료를 사용한 맥주의 개발 효과뿐만 아니라 국내 농산물 활용도 증대 효과까지 낳는다. 맥주와 음식, 양쪽에 완벽을 기하는 욕심쟁이 미스터리 브루잉. 다음 시즌에도 어떤 맥주와 음식이 기다리고 있을지 무척이나 기대된다.

<미스터리 브루잉>

  • 위치 : 서울 마포구 독막로 311
  • 영업시간 : 매일 11:30-24:00

6호선 한강진역 – 남산 케미스트리

경리단길의 허리 부근에 위치하고 있는 남산 케미스트리는 꽤 예전부터 눈에 띄는 익스테리어로 눈길을 끌어왔다. 저 집이 무슨 집인지는 모르겠지만 외관이 참 멋있구나, 하면서 지나갔던 꽤 예전의 기억을 솔솔 떠올리며 오랜만에 남산 케미스트리에 방문했다. 기존에도 다양한 수제맥주를 취급하고 있는 분위기 좋은 펍으로 괜찮은 평을 받고 있었지만, 2019년 10월 ‘남산 케미스트리 시즌2’라는 타이틀로 많은 부분이 리뉴얼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무척 궁금했기 때문에 발걸음이 빨랐다.

이번 리뉴얼은 남산 케미스트리의 길성진 대표와 미스터리 브루잉의 이승용 대표의 합작이다. 2015년 여름, 남산 케미스트리가 처음으로 오픈했을 때 사워(Sour) 맥주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퐁당’이 그 당시 남산 케미스트리 내에 팝업스토어로 들어갔던 인연이 지속되어 오다가, 2018년 경리단길이 젠트리피케이션의 직격탄을 맞아 침체되는 상황을 이겨내고자 다시 한 번 뭉치게 된 것이 이번 개편의 시발점이었다.

남산케미스트리 시즌2에 들어가보니 왼편에는 해외 유명 브루어리의 수제맥주를 신선하게 마실 수 있도록 항공으로 공수하여 선보이는 ‘인디펜던트 서울’과 사워 맥주 전문점 ‘사우어 퐁당’의 탭 및 맥주 냉장고가 보였고, 오른쪽으로는 푸드 메뉴가 나오는 키친이 자리하고 있었다. 홉키 중화요리(광동식 퀴진), 디네트(화덕피자), 크레이브(정통 아메리칸 샌드위치)의 메뉴를 맛볼 수 있는데, 메뉴판에 어떤 메뉴와 어떤 맥주를 함께 먹어야 맛있는지 추천해주고 있어 손쉽게 페어링을 시도해볼 수 있다. 남산 케미스트리에 들어가자마자 바로 보이는 맥주잔을 들고 있는 마네킨에 깜짝 놀라지 말자. ‘유니버셜 오버롤’이라는 워크웨어 브랜드와의 컬래버레이션으로, 해당 브랜드의 옷을 구매하면 맥주를 서비스로 받을 수 있으니 한번쯤 둘러봐도 좋다. 중앙에 있는 계단을 통해 지하로 내려가면 푸드 칼럼니스트 이해림이 운영하는 와인 소매점 ‘47스토어’ 에서 맛좋은 내추럴 와인도 즐길 수 있으니 구석구석 놓치지 말 것.

추천 맥주는 역시 인디펜던트 서울에서 어렵게 가져오는 해외 브루어리의 맥주들. 가격대는 조금 높지만 비싼 항공료를 들여 신선하게 운반해오는 유명 브루어리의 맥주를 맛볼 수 있는 곳은 흔치 않다. 2019년 12월에는 VOODOO 브루어리의 맥주들이 소개되고 있었는데, 그 다음으로 캐나다 퀘백에 위치하고 있는 브루어리의 맥주가 들어올 예정라고 한다. 홉키 중화요리와 함께 즐기는 골든에일 역시 궁합이 좋다. 맛과 향이 강하고 짭쪼롬한 중화요리는 시원하고 깔끔하게 넘어가는 홉키 골든에일과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겨울 시즈널 맥주로 출시할 예정이라는 임페리얼 스타우트 역시 기대작이다. 올 겨울 분위기 좋은 곳에서 색다른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새롭게 탄생한 남산 케미스트리를 찾아가보자.

<남산 케미스트리>

  • 위치 : 서울 용산구 회나무로33
  • 영업시간 : 매일 12:00-24:00

6호선 동묘앞역 – 동묘가라지

과거의 영광을 간직한 구제시장과 완구시장으로 알려져 있던 동묘가 레트로하면서 동시에 최신 감성을 가득 품은 뉴트로(Newtro)의 대명사로 떠올랐다. 촌스러운 듯 한편으로는 감각적인듯한 동묘앞역 인근은 중장년층과 젊은 층이 섞여 묘한 풍경을 연출하고 있었다. 창신동 문구완구시장의 어지러운 골목골목 사이를 찾아 찾아 방문한 ‘동묘가라지’ 역시 뉴트로한 감성을 풍기며 힙플레이스로 떠올랐다.

왜 ‘동묘 가라지(Garage, 차고)’라는 이름을 붙였냐는 질문에 최민종 대표는, 호탕하게 그리고 굉장히 간단하다는 듯이 ‘내부가 주차장처럼 생겨서’ 라고 대답했다. 실제로 약간의 경사가 있는 입구 덕분에 주차장으로 들어가는 느낌이 들었고, 컨셉에 충실하게 내부는 구석구석 차고를 연상케하는 볼거리가 가득하다. 드래프트 맥주탭 주변은 공구를 보관하는 장소처럼 꾸몄고, 작업복을 걸어놓거나 여기저기 덕지덕지 포스터를 붙여두었다. 반면, 펜던트 조명은 감각적이고, 편안해보이는 소파 위로 걸려있는 쨍한 색감의 그림은 카페 같은 느낌을 풍기기도 한다. 언밸런스하면서 매력적인 요소요소가 눈길을 끌었다.

2012년부터 피자와 파스타를 전문으로 하며 요식업계에 종사해온 최민종 대표는, 작년 여름 기존의 배달 전문점을 증축하여 동묘가라지로 탈바꿈시켰다. 다소 찾기 어려운 위치에 있는 것은 과거 배달 전문점이었기 때문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손님들이 지도를 보며 구불구불 찾아와주는 점만으로도 동묘가라지의 인기를 짐작할 수 있다. 밤 늦게까지도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심야식당 겸 펍을 만들고 싶어 굉장히 긴 시간동안 문을 열어두는데, 무려 오후 5시에 오픈하여 그 다음날 오전 9시 30분에 문을 닫는다고. 초록창에 검색하면 나오는 그 영업시간이 잘못 표기된 것이 아님을 확인하고 놀람의 웃음을 터뜨리지 않을 수 없었다. 오픈부터는 동묘 감성을 찾아온 젊은층이 가게를 채우고, 깊은 새벽에는 배달 주문이 많으며, 오전 5시 이후에는 인근 상인들의 방문이 많다. 우리 동네에도 있었으면 싶을 만한, 시간 제약을 받지 않고 찾아갈 수 있는 마음 편한 곳이다.

동묘가라지에는 또 하나 독특한 점이 있다. 국악을 배웠고, 지금도 국악과의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최민종 대표는 예술인의 방문을 적극 환영한다. 예술인 패스카드나 그 외의 증빙가능한 자료가 있으면 특별 할인을 해주고 있다고. 또한, 인근 시장 상인들 역시 10%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연간 3-4회 정도는 음악과 함께 하는 파티를 개최하기도 한다. 최민종 대표의 음악인에 대한 애정, 그리고 지역에 대한 애정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오픈 당시에는 3개뿐이던 맥주탭은 어느덧 7개로 늘었다. 병맥주까지 포함하면 그 종류가 훨씬 많다. 가게 규모를 감안하면 굉장히 탭이 많은 편인데, 수제맥주를 좋아하는 최민종 대표의 취향에 맞게 하나하나 온탭하다 보니 어느새 이만큼이나 다양해졌다고. 맥주 뿐만 아니라 음식에 대한 애정도 크다. 현재 동묘가라지는 전체 넓이의 절반이나 주방에 할애하고 있다. 모든 재료를 엄격하게 관리하고, 반죽을 직접 하는 등 메뉴 관리와 개발에도 심혈을 기울인다. 랍스타맛이 난다는 이지필 홍새우가 3마리나 올라간 ‘쉬림프 로제 파스타’는 강력하게 추천하는 메뉴. 중독성 있는 감칠맛 가득한 로제 소스와 오동통한 새우가 어우러져 포크를 멈추기 힘든 매력이 있다. 동묘가라지의 추천 맥주인 ‘골목대장 금맥주’와 어메이징 브루잉의 향긋하고 쌉싸름한 ‘첫사랑IPA’ 등을 곁들이면 더욱 좋다.

<동묘가라지>

  • 위치 : 서울 종로구 종로54길 17-10
  • 영업시간 : 평일 17:00-09:30, 토 17:30-01:00, 일요일 휴무

맥주 잡지 “트랜스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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