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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호] 맥주여행 작가와 떠나는 영국 맥주여행

트랜스포터 2019년 12월 9일 34

[6호] 맥주여행 작가와 떠나는 영국 맥주여행

※ 본 기사는 2019년 10월에 발행된 트랜스포터 6호의 컨텐츠입니다.


맥주 여행 작가와 떠나는 영국 맥주 여행 여행은 일상에서 결핍된 어떤 것을 찾으러 떠나는 것이다.

  우리가 늘 주변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이라면 뭐하러 그 먼 길을 떠나겠는가(김영하_여행의 이유 中)

맥주 애호가라면 내가 자주 마시는 맥주의 본고장에서 양조장을 경험해보고 싶을 것이고 와인 애호가하면 직접 이탈리아나 프랑스의 와이너리를 방문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을 것이다. 일상에서도 즐길 수 있고 즐기고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뭔가 아쉬운 느낌…! 그것이 우리를 그곳으로 여행하게 하는 것 아닐까? 맥주를 사랑하는 애호가이자 맥주여행 도서를 발간한 임형철 작가와 맥주 여행을 떠나보자.

Q. 안녕하세요? 작가님 간단하게 소개 부탁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영국에 맥주 마시러 가자’의 저자 임형철입니다. 크래프트 맥주라고 하면 카브루와 세븐브로이 밖에 없던 10여년 전부터 맥주를 마시기 시작했는데 어느새 맥주를 주제로 책을 출간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맥주를 마시는 것 이외에도 마신 맥주를 기억하기 위해 취미로 찍었던 사진들을 보면서 책을 한번 써보자,는 결심을 하게된 것 같습니다.

Q. 많은 여행 중 ‘맥주를 테마로 한 여행’을 다니는 이유는요? 맥주 여행은 고충 또한 따르지 않나요?

당연히 맥주가 좋으니까?겠죠. 다른 이유가 있을까요(웃음). 고충이라 한다면, 여행의 8할은 맥주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어 와이프의 눈치를 좀 봐야 한다는 것?(웃음) 또, 낮부터 알코올을 섭취하다 보면 가끔 일찍부터 피곤함이 몰려올 때가 종종 있더라고요. 역시 중간중간 휴식시간을 잘 안배하는 것이 맥주 여행을 원활하게 하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Q. 어떤 곳으로 맥주 여행을 다녀오셨는지 궁금하네요. 인상적인 국가들 위주로 소개해주세요.Q. 어떤 곳으로 맥주 여행을 다녀오셨는지 궁금하네요.

가장 처음으로 맥주만을 위한 여행을 간 곳은 일본 오사카였습니다. 그때만 해도 국내에 수입되는 맥주들이 일본만큼 다양하지 않았었고, 이에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가까운 일본으로 맥주 마시러 여행을 가곤 했었어요. 우리나라보다 조금 일찍부터 폭넓은 수제맥주를 취급하고 있었던 일본의 바틀샵에 들려 다양한 유럽, 미국 맥주를 즐겼습니다.

영국은 맥주만 놓고 봐도 굉장히 매력적인 나라인데, 그에 반해 영국 맥주는 사람들 머리 속에 크게 각인되어 있는 편은 아닌 것 같아요. 사실 다양한 맥주 스타일들이 영국에서 탄생했거든요. 많이 즐기시는 IPA나 페일에일 그리고 스타우트와 같은 맥주들은 모두 영국에서 탄생하였습니다. 영국 여행 당시에는 ‘스카치 에일’에 빠져있었어요. 굉장히 묵직한 바디감과 달콤함이 매력적인데, 그때만해도 국내에서는 스카치 에일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다시피 했었거든요. 추천하고 싶은 양조장은 오래된 고성(古城)에서 맥주를 생산해내고 있어 굉장히 매력적인 ‘트라퀘어 하우스(Traquair House)’입니다. 그 외에도 J.W Lees의 하베스트 에일(Harvest Ale)이나 사무엘 스미스(Samuel Smiths)와 같은 맥주들을 접한다면 영국 맥주의 매력에 제대로 빠질 수 있을 거라 감히 확신합니다.

또, 벨기에 현지에서 희귀한 람빅(Lambic)과 숙성된 벨지안 에일(Belgian Ale)들을 마시다 보면 맥주가 와인보다 더 다채롭고 매력적이지 않나 하는 생각도 하곤 했지요. 1974년부터 운영 중인 ‘쿨미나토르(Kulminator) 펍’에서 제 생년 빈티지나 다름없는 1987년부터 숙성되어온 맥주도 마셔보았습니다. 오래 숙성되었다고 무조건 맛있는 건 아니지만 이런 독특한 경험을 해볼 수 있는 것 또한 벨기에 맥주 여행의 가장 큰 매력인 것 같습니다.

Q. 다양한 나라를 방문하고 경험하셨네요! 그 중 특히 영국을 선택하셔서 책을 쓰신 이유요?

맥주 여행을 하다 보니 영국의 맥주 문화가 굉장히 매력적이란 걸 알게 되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캐스크 에일’과 ‘핸드 펌핑’입니다.

‘캐스크 에일’은 다른 말로 ‘리얼 에일’이라고도 하는데요, 대기업 라거처럼 효모를 필터링해서 맑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맥주에 효모가 있는 상태 그대로 캐스크(맥주 보관 통)에 담아 서빙하는 영국 전통 방식의 맥주입니다. 서빙하는 방식도 독특합니다. 외부 탄산을 맥주에 추가 주입하는 것이 아니라, 맥주 자체가 갖고 있는 이산화탄소만을 사용하여 직접 펌프를 몇 번씩 잡아당겨(핸드 펌핑) 맥주를 뽑아냅니다. 펍에서 이를 보고 있으면 진짜 묘한 재미와 매력을 느끼게 되더라고요. 맥주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이는 한번쯤 꼭 경험해보았으면 해요.

Q. 굉장히 흥미롭네요. 영국의 독특한 펍 문화가 더 궁금해집니다.

방금 소개드린 캐스크 에일과 핸드 펌핑이 일단 영국에서만 볼 수 있는 가장 독특한 모습이에요. 이외에도 영국 펍에서는 자리에 앉지 않고 서서 맥주를 마시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어요. 마련된 테이블이 다 차고 사람들이 넘치면 바(bar)에 기대서서 혹은 펍 바깥에서 맥주를 마시곤 합니다. 이렇게 서서 맥주를 즐기는 문화는 중세시대로 거슬러 올라가게 됩니다. 당시 저렴한 숙박시설인 여인숙 Tavern에서 음식과 술을 제공하곤 했는데, 테이블이 많지 않다보니 자연스레 서서 마시기도 하고 서로 모르는 사람들과 대화를 섞기도 하는 문화가 생겨난 것이지요.

또, 아름다운 꽃들과 그림이 그려진 간판이 내걸려 있는 펍도 쉽게 볼 수 있는데요, 과거에 글을 읽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도 술과 음식, 숙박 등을 제공하는 시설임을 알아보기 쉽게 하기 위한 것이 지금까지 쭉 이어져오고 있습니다. 이처럼 영국은 오랜 세월 동안 이어져오는 그들만의 전통이 지금까지도 고스란히 이어져 무척 매력적입니다. 더 자세한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영국에 맥주 마시러 가자” 책을 한번 읽어볼 것을 권해드려요(웃음)

Q. 마치 제가 펍 캐스크 테이블에 기대서 맥주를 마시고 있는 기분이 드네요. 영국 여행 시 꼭 가야 할 펍과 브루어리를 추천해 주실 수 있을까요?

크래프트 비어 러버라면 일단 토요일 아침 일찍 무조건 ‘버몬지 비어마일(Bermondsey Beer Mile)’로 가야 합니다. 런던 브릿지(London Bridge)역과 사우스 버몬지(South Bermondsey)역 사이에 있는 기차길 아래 공간인데, 여러 크래프트 양조장들이 바로 이곳에 위치해있습니다. 평소에는 양조를 진행하고 일반인들에게 문을 열지 않지만, 토요일만큼은 이곳 모든 양조장들이 문을 열고 신선한 맥주를 제공합니다. 주변의 재미난 가게들도 덩달아 문을 열기 때문에 주변 가게들의 맛난 음식, 치즈, 빵들과 함께 즐길 수 있습니다. 훌륭한 곳들이 많지만 딱 하나만 꼽으라면 개인적으로는 ‘커넬(The Kernel)’을 추천합니다.

최근에는 맨체스터의 ‘클라우드 워터(Cloudwater)’도 버몬지에 탭룸을 오픈했는데, 분명 엄청나게 사랑받는 스팟으로 자리잡았을 거예요. 런던에는 오래된 펍들도 굉장히 많아 이들을 찾아 다니는 것도 또 다른 재미인데요.

구글에 검색만해도 수십 곳의 오래된 펍들이 추천리스트에 뜨기 때문에 정보를 찾는 건 어렵지 않지만, 하나를 꼽아보자면 ‘올드 체셔 치즈(Ye Olde Cheshire Cheese)’가 매력적인 것 같아요. 1666년 런던 대화재 때 불타 새로이 지어진 펍인데요, 자연 채광이 거의 들어오지 않아 굉장히 음침한 분위기지만 빅토리아 시대 때 혁명을 꿈꾸는 이들이 몰래 모이던 곳이 이런 곳일까, 싶은 느낌이 살아있어 매력적입니다. 맛있는 영국 음식과 훌륭한 사무엘 스미스의 맥주들도 맛볼 수 있어 한번 방문해보길 추천드려요.

Q. 작가님의 설명을 들으니 영국으로 맥주 여행을 가는 것이 제 버킷리스트에 추가 되었네요. 마지막으로 맥주 여행을 계획하시는 분들이 알면 좋을 팁 부탁드립니다.

요즘 많은 양조장이나 펍들은 샘플러를 판매하곤 하는데요, 아쉽게도 영국은 아직 샘플러를 갖추지 않은 펍들이 대부분이더라고요. 하지만 ‘너희 샘플러 갖고 있니?’ 혹은 직접적으로 ‘맥주 몇 가지 테이스팅 해볼 수 있어?’라고 물어본다면 거의 모든 곳은 무료로 조금씩 맥주를 맛보여줍니다. 잘만 활용하면 비용을 많이 아끼며 다양하게 맛볼 수 있는 것은 장점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양조장 예약 관련해서는, 여행을 가야겠다고 마음먹은 그 순간부터 미리미리 예약하기를 권장합니다. 특히 성수기에 풀러스(Fullers)처럼 유명하거나 대중적인 양조장을 가보려고 하면 이미 예약이 다 차있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일부 양조장들은 안전상의 이유로 슬리퍼나 반바지 차림을 허용하지 않는 곳도 있다고 하니 반드시 규정을 확인해보는 게 좋을 듯 합니다.

그 외 더 자세한 여행기, 맥주 스타일, 역사 등이 궁금하시다면 “영국에 맥주 마시러 가자”를 참고해주세요. 그럼 트랜스포터 구독자 분들 모두 맛있는 여행 하세요

글/사진 : 임형철

맥주 잡지 “트랜스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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