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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호] 가을에 더욱 맛있는! 가을을 품은 맥주 BEST3

트랜스포터 2019년 11월 14일 99

[6호] 가을에 더욱 맛있는! 가을을 품은 맥주 BEST3

※ 본 기사는 2019년 10월에 발행된 트랜스포터 6호의 컨텐츠입니다.

바야흐로 수확의 계절 가을이 돌아왔다. ‘가을’이라는 단어는 결실과 풍요, 축제 등의 기분 좋은 낱말들을 연상케하고 절로 넉넉한 기분이 들게 하는 힘이 있다. 가을을 대표하는 재료를 사용한 맥주들은 가을에 마시면 정말 더 맛있을까? 가을을 맞이하여, 가을하면 떠오르는 ‘밤’, ‘호박’, ‘사과’를 사용한 맥주와 사이더를 조명해본다.


함 마셔봐유! 공주알밤 듬뿍, ‘밤마실(Night Walk)’

브라운 에일, 5.0%, 28IBU

국내 1세대 수제맥주 브루어리 바이젠하우스(Weizenhaus)는 작년 10월 충청남도 공주시에 제2공장을 설립했다. 2015년 5월의 브루어리 이전 이후로 3년만에 이뤄낸 확장이었다. 덕분에 바이젠하우스와 공주시의 인연은 더욱 돈독해졌고, 공주시와의 상생을 도모함과 동시에 타 수제맥주와의 차별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에서 굉장한 역작이 탄생했는데, 이 맥주가 바로 ‘밤마실(Night Walk)’이다.

‘밤마실’은 공주시의 특산물인 ‘공주알밤’을 메인으로 사용하여 양조한 브라운 에일(Brown Ale)로, 밤과 똑닮은 진득한 갈색이 편안한 느낌을 주며 은은하게 풍기는 달달한 군밤의 향과 부드러운 감칠맛이 일품이다. 밤을 이렇게 잘 사용한 맥주는 이제껏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훌륭한 밤맥주이다. 이토록 밤의 맛과 향을 잘 구현해낸 비결은 역시나 좋은 재료와 브루어들의 깊은 고민에 있었다. ‘밤마실’의 핵심 재료인 ‘밤’은, 공주 산림조합에서 선별한 최상급의 공주산 밤이다. 기본적으로 좋은 재료를 사용하지만 이에 그치지 않고 넛맥을 부재료로 사용하여 풍미를 더하고, 바닐라빈과 시나몬 등 가을과 더없이 잘 어울리는 향신료로 마무리하였으니 완벽하게 가을을 위한 맥주라고 할 수 있겠다.

‘밤마실’이라는 이름 또한 가을밤의 정취를 품고 있다. 선선한 어느 가을밤, 홀로 상념에 빠져 걷는 한 여인이 떠오르기도 하고, 얼핏 스쳐지나갔지만 다시 한번 마주치고 싶은 설레는 인연을 찾아 오늘도 같은 길을 걸어보는 젊은이가 떠오르기도 한다. 잔잔하고 부드럽지만 쉽게 잊혀지지 않는 강한 인상을 남기는 맥주의 맛을 이보다 더 잘 담아낼 수 있는 이름이 있었을까.
‘밤마실’은 이어라운드(year-round)로 생산되어 사계절 내내 마실 수 있지만, 실제로 가을에 판매량이 올라가는 현상을 볼 수 있다는 흥미로운 이야기는 덤이다. 올 가을은, 밤마실 한 잔으로 가을 정취를 담뿍 느껴보자.

‘밤마실’을 마실 수 있는 곳
공식 페이지 www.weizen haus.com ‘전국 취급점’ 참조
인스타그램 @beerweizenhaus 으로 취급처 문의



Trick or Treat! 할로윈이 떠오르는 10월에는 ‘펌킨에일(Pumpkin Ale)’

시즈널 에일, 6.5%, 25IBU

10월이 되면, 마녀모자를 쓰고 호박 모양의 등불을 든 아이들이 Trick or Treat!을 외치며 사탕과 간식거리를 얻으러 돌아다니는 장면이나, 헐리웃 스타들이 독특하거나 혹은 섹시한 코스튬을 하고 매체에 등장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10월 31일을 ‘핼러윈(Halloween)’이라고 칭하며 독특한 분장을 하고 축제를 즐긴다. 이는 과거 일년이 열 달로 이루어졌던 달력을 사용하던 고대 켈트족이 한 해의 마지막 날인 10월 31일에 제사를 지내면서 짓궂은 유령들을 쫓아내면서 후환을 막기 위해 스스로 귀신 분장을 했던 풍습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특히 핼러윈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아이템은 바로 ‘잭 오 랜턴(Jack O’Lantern)’인데, 호박의 안쪽을 긁어내어 초를 넣고 눈코입을 만든 랜턴이다. 지역이나 방식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 잭 오 랜턴에 사용하는 늙은 호박은 숙성시기를 거쳐 주로 9-10월 중에 수확하는 대표적 가을 작물인데, 핼러윈 덕분에 더욱 가을을 상징하는 아이템으로 자리잡았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가을이면 핼로윈과 함께 찾아오는 흥미로운 맥주가 있다. 바로 플레이그라운드 브루어리의 가을 시즈널 맥주인‘펌킨에일’. 플레이그라운드의 김재현 브루마스터는 미국 여행 중 인상 깊었던 펌킨에일이 우리나라에는 없다는 사실을 아쉽게 생각했다. 우리나라에도 호박엿이나 호박식혜 등 호박을 사용한 음식이 적지 않고, 호박의 달달한 맛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으니 더더욱 도전해보고 싶었다고.

하지만 펌킨에일을 만드는 과정은 만만치 않았다. 일단 생호박의 경우 당도나 상태에도 편차가 있어 균일한 맛을 내기 어려웠다. 여러 방식의 테스트 끝에 호박 퓨레를 사용하게 되었지만, 길고 긴 당화(Mashing, 맥아를 물과 반응시켜 당분을 뽑아내고 맥즙을 만드는 과정) 시간은 감수해야 했다. 기존의 펌킨에일과는 달리 파이를 먹는 듯한 느낌과 음용성에 초점을 맞춘 펌킨에일을 만들기 위해 때아닌 베이킹을 하기도 했다. 당시 펌킨파이를 여러 차례 구워보고 가장 맛있는 펌킨파이를 기준으로 레시피를 교정했는데, 그때 만들었던 펌킨파이가 어찌나 맛이 좋았던지 직원들이 파이앓이를 할 정도라고.

시나몬과 계피 등의 스파이스를 사용하여 펌킨파이 같은 달콤함과 고소함을 충분히 살린 플레이그라운드의 펌킨에일은 매 가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덕분에 올 가을에도 어김없이 펌킨에일을 만날 수 있다는 다행스러운 사실. 9월 말 경부터 출시되기 시작하여 가을의 흐름에 발맞춰 11월에는 솔드아웃된다고 하니, 놓치지 말고 마셔보길 추천한다.

‘펌킨에일’을 마실 수 있는 곳
플레이그라운드 일산점, 플레이그라운드 송도점
인스타그램 @playground_brewery 로 취급처 문의


당신을 춤추게 하는 맛, 사이더를 아시나요! ‘스윗마마’ & ‘댄싱파파’

스윗마마 : 5.5%, 스윗 사이더
댄싱파파 : 7%. 드라이 사이더

작년 말, 충청도 충주시에 ‘사이더(Cider)’를 전문으로 양조하는 국내 첫 크래프트 사이더리(Craft Cidery)가 탄생했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인지도가 높지 않아 ‘탄산음료 ‘사이다’와는 다른’이라는 수식어를 붙여야 오해가 없을 ‘사이더’는 사과로 만든 발효주를 말한다. 달달함과 탄산감이 같이 올라오는 저도수의 알코올로 마치 사과향이 나는 스파클링 와인같기도 한데, 부담없이 마실 수 있는 주류라 남녀노소에게 인기가 좋다.

‘사이더’가 생소한 국내 시장에 호기롭게 도전장을 내민 이대로 대표와 구성모 이사. 주변에서 ‘사이더는 아직 어렵다, 안될 것이다’라는 말을 수없이 들었지만, 그럴수록 더욱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맛과 품질에 골몰했다. 새벽에 출근해서 다음날 새벽에 출근하는 극한 근무 시간을 견딜 수 있었던 것은 ‘맛있고 좋은 사이더를 만들자’는 뚜렷한 목표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미국 보스턴의 사이더리 명가 ‘다운이스트 사이더 하우스(Downeast Cider house)’의 노하우를 배워 기본을 잡고 수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원하는 레시피를 뽑아냈다.

댄싱사이더는 ‘사과’의 고장이라고 불릴 만큼 품질 좋은 사과를 풍부하게 생산하고 있는 충주에 자리잡아 최상의 사과를 공수하기에 용이하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사과 품종 중 70%를 차지하는 ‘부사’를 주력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한국인이 좋아하는 친숙한 맛이라는 점과 비교적 장기간 저장 가능하여 균일한 맛을 낼 수 있다는 장점을 갖추고 있다. 당도 높고 부드러운 충주산 부사를 착즙하여 설탕이나 착향료 없이 오직 사과로만 맛을 낸다. 330ml 한 병에 들어가는 사과즙은 무려 사과 2개 분량. 아낌없이 사과를 넣은 덕분에 사과의 풍미를 그대로 머금은 사이더가 탄생한다.

네이밍만 봐도 자유분방함이 느껴지는 댄싱사이더 컴퍼니는 알면 알수록 유쾌하다. 드라이하고 깔끔한 끝맛이 돋보이는 사이더는 ‘아버지도 춤추게 한다’는 의미를 담아 ‘댄싱파파’라 이름 지었다. 부사의 달콤함을 살린 보다 낮은 도수의 사이더는 엄마도 맛있게 드실 ‘스윗마마’다. 사과가 담뿍 들어갔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동시에 각기 다른 매력을 뽐내는 ‘댄싱파파’와 ‘스윗마마’를 한 병씩 비우는 것은 별로 어렵지 않다. 달달하지만 인공감미료나 설탕이 아닌 사과의 달달함이라 부담없고, 실제 도수보다도 더 도수가 낮게 느껴지는 술인듯 아닌듯 술술 넘어가는 매력적인 술이다.

달콤한 스윗마마는, 매콤한 음식과 페어링하면 매운 맛이 중화되면서 더욱 조화롭게 즐길 수 있다. 매운 떡볶이, 불닭발, 마라샹궈 등과 함께 마셔보길 추천한다. 반면, 깔끔한 맛을 자랑하는 댄싱파파는 생물 회나 생선 요리, 갑각류 요리와 함께 하면 비릿함을 가려주어 좋다. 해외에서는 사이더와 디저트를 함께 즐기는 경우가 많은데, 고소하고 꾸덕한 치즈케이크, 사과 더하기 사과를 경험해볼 수 있는 애플파이 등과 함께 하면 최고의 조합을 경험할 수 있다.

사이더의 청량함과 새콤시큼한 끝맛은 여름과도 잘 어울리지만, 뭐니뭐니해도 제철 가을에 수확한 사과로 만든 사이더는 가을에 더욱 신선하고 맛있다.

  • 덧 –
    댄싱사이더는 최근 수박즙을 첨가하여 붉은 빛깔이 매력적인 수박 사이더 ‘수박 박사(Dr. Sue Park)’와 홉의 맛을 부각시킨 청사과 사워 에일(Sour Ale) ‘더그린치(Da Green Chi)’를 선보였다. 향후에는 부사 외의 다양한 국내 사과도 활용해볼 예정이라고 하여 기대된다.

‘스윗마마’ ‘댄싱파파’를 마실 수 있는 곳
‘댄싱사이더’ 공식 페이지 https://www.dancingcider.com/ ‘Find-our-cider’ 에서 확인 가능
인스타그램 @dancingcider 에서 확인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