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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호] 맥주 문화 행사 기획사 ‘비어스픽’을 만나다

트랜스포터, 2019년 7월 30일

[5호] 맥주 문화 행사 기획사 ‘비어스픽’을 만나다

※ 본 기사는 2019년 7월에 발행된 트랜스포터 5호의 컨텐츠입니다.


누구나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고 싶다는 바람을 가지고 있지만 현실은 ‘덕업일치(자신의 관심사를 직업으로 삼은 것)’와는 거리가 먼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 의미에서, 맥주를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보다 많은 사람들이 맥주의 다양한 맛을 알고, 느끼고, 좋아했으면 한다는 바람을 가지고 ‘비어스픽’이라는 회사를 만든 박진수 대표는, 좋아하는 일을 해 나가고 있는 드문 케이스에 속한다고 볼 수 있겠다.


맥주 문화 행사 기획사, 비어스픽

20세 이후로 그의 ‘덕’은 맥주였지만, 처음부터 그의 ‘업’이 맥주였던 것은 아니었다. 박진수 대표는 영상 분야에서 활동하며 다양한 영상을 제작해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누군가가 요청하는 컨텐츠가 아닌, 내가 좋아하는 것을 담을 수 있는 나만의 컨텐츠를 만들고 싶어졌고, 이를 통해 하나의 문화를 만들어 나가고 싶었다. ‘문화를 만든다’는 말이 다소 거창하게 들릴 수 있다. 하지만, 기존에 존재하고 있는 카테고리들을 조금씩 접목시키고 융합시킴으로서 누군가의 라이프스타일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면, 이는 곧 하나의 문화를 만들어 낸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그가 좋아하는 맥주와 그가 좋아하는 또 다른 문화의 결합을 시도하기 시작했다. 자연스레 그가 만든 회사 ‘비어스픽’ 앞에는 ‘맥주 문화 행사 기획사’라는 문구가 따라붙었다.

맥주를 ‘마시게 하기 위해’ 만든 회사

박진수 대표는 20살 때 전세계의 맥주를 마셔보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품을 정도로 맥주를 좋아했다. 주변에 맥주를 보면 박 대표가 떠오른다는 사람들이 많았고, 선물로 받곤 하는 여행 기념품도 으레 맥주 혹은 맥주 용품이었다. 하지만 수제 맥주에 대해 눈을 뜨게 된 계기는 꽤나 시간이 흐른 뒤였다. 2년 전, 구스아일랜드의 서포터즈 활동을 하게 되면서 만나게 된 수제 맥주들은 충격의 연속이었다. 식초처럼 신 맛이 나는 맥주나 위스키 배럴에서 만들어진 맥주들은 이제껏 마셨던 맥주들과는 비교되지 않는 다양한 ‘맛’과 ‘향’을 가지고 있었다. 이런 맥주라면 마시는 것이 아니라 먹는 것이라고 표현해도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맥주가 더욱 좋아졌다. 혼자 좋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더 많은 사람들과 같이 마시고 싶었다. 수제 맥주는 그 가치를 좀 더 널리 알릴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냥 단순히 ‘이 맥주 맛있어요’, ‘한 번 마셔보세요’로는 한계가 있었다. 최근 마트에서 취급하는 수제 맥주의 종류가 대폭 늘어나는 긍정적인 움직임이 있기는 하지만, 맥주 스타일이나 브루어리 이름 등을 잘 알지 못하는 일반 소비자가 이를 계산대로 가져가기까지는 여전히 큰 벽이 놓여있는 셈이었다. 좀 더 적극적으로 ‘마시게 하는’ 경험을 전달할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커졌다.

육회와 프렌치 세종을, 굴젓과 뉴잉글랜드 IPA를

맥주를 ‘마시게 하기 위해’ 맥주 문화 행사를 기획하기 시작했다. 맥주와 음식, 맥주와 책은 이미 존재하고 있던 페어링이지만 디테일과 전문성을 한 스푼씩 더해 차별화를 꾀했다. 작년 말에 진행한 ‘동네 미식회’는 전통 시장에서 만날 수 있는 음식과 수제맥주를 페어링했던 행사로, 흔히 있었던 피맥(피자맥주), 버맥(버거맥주) 등의 행사와는 완연히 다른 메뉴를 활용했다는 점에서 눈에 띄었다. 광장 시장의 대표 메뉴인 빈대떡과 플레이그라운드 수제 맥주를 페어링하고, 통인 시장의 기름 떡볶이와 모듬전을 핸드앤몰트의 수제 맥주들과 함께 즐겼다. 육회와 세종(Saison, 벨기에 농부들이 여름에 주로 마시던 맥주), 굴젓과 NEIPA(New England IPA, 효모를 거르지 않은 탁한 외관의 호피한 맥주)에 이르는 신개념 페어링은 크게 호평을 받았다.

현재 시즌2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시즌3가 진행되고 있는 ‘책맥 모임’ 역시 여타의 책맥과 다르다. 단순히 책을 읽고 의견을 나누며 맥주를 마시는 차원을 넘어, 책의 주인공이나 작가, 혹은 책 속의 문장과 어울리는 맥주를 선정하여 음미한다. 문학 동네와 제주 맥주가 함께 기획 및 진행하여 페어링의 퀄리티 역시 보증된다. 덕분에 첫 모임때는 신청자가 단 1명 뿐이었지만, 현재는 60여명이 참여하는 규모까지 성장했다.

그 밖에도 생각지 못한 신선하고 기발한 프로그램들이 가득하다. 여행지로서의 ‘뉴욕’을 브루클린 브루어리의 맥주와 페어링했던 ‘트래블 페어링’, 내가 직접 만든 피자와 수제 맥주를 즐기는 ‘피맥 쿠킹 클래스’, 탱고 트리오의 공연을 들으며 와인 풍미의 수제 맥주를 마시는 ‘뮤직 페어링’ 등 듣기만 해도 호기심이 솟아나는 행사들을 다수 진행해왔다. 이렇게 여행을 좋아하는, 요리를 좋아하는,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수제 맥주를 소개해주면서 새로운 시너지를 낼 수 있어 기쁘다고 하는 박진수 대표. 특히, 여러 프로그램에 지속적으로 참여하며, 프로그램을 통해 소개받은 맥주를 일상에서 다시 소비하고 팬이 되어주는 분들도 있어 목표한 바를 향해 잘 나아가고 있는 것 같다는 성취감을 느낄 때가 가장 즐겁다.


맥주의, 맥주에 의한, 맥주를 위한

보다 많은 사람들과 만나기 위해 6월에는 축제에도 참가하여 책맥과 푸드 페어링 행사를 진행했다. 그리고 프로그램 하나 끝나기가 무섭게 또 새로이 전통 있는 베이커리와 실력 있는 수제맥주 브루어리의 페어링을 준비 중이다. 하루하루 정신 없이 바쁘지만 여전히 더 재밌고 색다른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싶어 욕심이 난다고. 패션이나 축구, 영화 등을 수제 맥주와 페어링하는 행사도 진행하고 싶고, 더 나아가 오프라인 공간을 마련하고 싶기도 하다. 향후, 일상적이지만 맥주와 관련이 있는 요소들을 위트 있게 가져다 놓은 비어&라이프 스타일 샵을 기획할 예정이다. 장기적으로는 어떤 공간적 제약을 극복할 수 있도록 보다 많은 공간에서 맥주를 만날 수 있도록 큐레이션하는 서비스도 구상해보고 있다.

작은 회사지만 넘치는 아이디어와 커다란 에너지로 가득 차 있는 맥주 문화 행사 기획사 ‘비어스픽’. 그들의 다음 발걸음이 더없이 기대된다.


맥주 문화 행사 기획사 비어스픽
공식 인스타그램 @beers_pick 문의처 contact@beerspick.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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