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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호] 맥돼조의 대한민국 맥주 지도 프로젝트 최종편

트랜스포터 2019년 9월 5일 176

[5호] 맥돼조의 대한민국 맥주 지도 프로젝트 최종편

※ 본 기사는 2019년 7월에 발행된 트랜스포터 5호의 컨텐츠입니다.

  • 작성자 : 맥주를 통해 사람들에게 행복을 전해주고 싶은 ‘맥돼조’.


에필로그 – 맥주지도를 마무리하며.


안녕하세요! 맥주를 통해 행복을 전하고 싶은 맥돼조입니다. 이번 경기 지역 맥주 지도를 끝으로, ‘대한민국 맥주 지도’ 프로젝트가 마무리되었습니다. 여러 가지로 부족한 부분이 많아서 어려움이 많았는데, 트랜스포터와 국내 로컬 브루어리 관계자 분들, 그리고 응원의 말씀을 보내주셨던 많은 분들 덕분에 성공적으로 맥주 지도를 마무리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작년 겨울부터 전국 각지의 80개 로컬 브루어리를 다니며 마주했던 몇 가지 에피소드를 소개해드리며 대한민국 맥주 지도 프로젝트를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책의 형태로 제작된 맥주 지도를 통해 다시 한 번 찾아 뵙겠습니다. 그동안 대한민국 맥주 지도에 관심 가져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했습니다!

에피소드 #1 “다 마셔보면 되죠” 빌런

때는 2018년 11월 중순, 강릉의 버드나무 브루어리를 방문했을 무렵이었다. 메뉴판을 보며 “맥주 라인업이 참 풍부하네요! 다 마셔보고 싶은데 아쉬워요.”라고 한 마디 한 것이 화근(?)이었다. 마케팅 담당자분이 유쾌하게 대답했다. “다 마셔보면 되죠!” 그리고 정신을 차려보니 내 테이블 위에는 9잔의 맥주가 서빙되어 있었다.
조금은 당황스러웠지만, 이번 인터뷰가 오늘 마지막 일정이었으니 천천히 다 마셔 보기로 마음을 다잡았다. 그러던 와중 갑자기 후배한테서 문자 메시지가 왔다. “형! 강릉이세요?? 이번에 저희 학교 앞에 강릉 브루어리라고 양조장 하나 생겼는데 거기도 한 번 들러주세요!”
지금 당장 눈앞의 평균 8도 정도 되는 9잔의 맥주들을 먹어 치운 후에 일정에도 없던 새로운 양조장을 방문할 생각에 눈 앞이 캄캄해졌다. 그리고 맥주를 다 마신 후에는 진짜로 눈 앞이 캄캄해졌던 것 같기도 했다.

에피소드 #2 “맥아 찌꺼기” 빌런

가을이 저물어가던 2018년 11월 말 무렵, 충북 제천에 위치한 솔티 양조장에 방문했다. 어딘가 소탈해 보이는 대표님과 인터뷰를 마친 후, 자리를 일어나고자 하는데 대표님께서는 인자한 얼굴로 “멀리까지 오셨는데 같이 점심이나 드시고 가세요”라고 말씀하셨다. 새벽부터 이동했던 터라 배가 고프기도 했고, 양조장 직원분들과 함께 식사를 하는 것이 재미있을 것 같아 흔쾌히 승낙했다. 식사를 마친 후 자리에서 일어나려는 순간, 대표님께서는 마찬가지로 인자한 표정을 지은 채로 한 마디를 건네셨다. “자, 식사하셨으니 이제 밥값 하셔야죠”.
곧바로 맥아 찌꺼기 치우기 작업이 시작되었다. 맥아를 끓이는 기계에서 맥아 찌꺼기를 옮기고, 다시 그 큰 바구니들을 트럭으로 옮기고, 트럭을 타고 산 중턱의 맥아 건조대가 있는 곳까지 그 맥아 찌꺼기를 옮기는 작업이었다. 가을이 저물어가는 쌀쌀한 11월말 무렵, 충북 제천에는 굳이 겉옷을 입지 않아도 될 만큼 온기가 가득했다. 평생 경험해보지 못할 경험을 선사해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솔티 대표님.

에피소드 #3 “영어 인터뷰” 빌런

충청 지역 브루어리들과 인터뷰 스케줄을 잡기 위해 메일을 주고받고 있었을 때였다. 대전에 위치한 더랜치 브루잉에서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답변이 도착했다. “You know I am a foreigner?”.
아뿔싸. 하지만 곧바로 되돌아온 답장에는 메일을 한국인 직원에게 보여주었으며, 인터뷰에 응하겠다는 내용이적혀있었다. 통역을 해줄 사람이 있다는 것에 곧바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고,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양조장에 방문했다.
그러나 막상 양조장에 도착한 나는 대표님과 단 둘이 마주앉았다. ‘Let’s start the interview’. 짧은 한 마디에 소름이 돋아보기는 처음이었다. 그렇게 통역 없이 진행된 인터뷰는, 역대급으로 짧았다. 겨우겨우 인터뷰를 마무리하고 맥주를 마시며 마음을 가라앉히던 중 나는 내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어지는 대표님의 한국어 발음은 더없이 정확하고 자연스러웠기에.
엉망이었지만 영어 인터뷰를 한 번 겪어봤던 덕분인지, 이후에 진행되었던 칠홉스 브루잉, 갈매기 브루잉, 고릴라 브루잉, 프라하 993과의 영어 인터뷰는 훨씬 더 편안한 마음으로 진행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돌이켜보니 감사했습니다. 더랜치 브루잉 대표님.

그동안 대한민국 맥주지도를 사랑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맥주 잡지 “트랜스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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