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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호] 벨기에펍 누바의 ‘벨기에 맥주 이야기’

트랜스포터 2019년 7월 9일 90

[4호] 벨기에펍 누바의 ‘벨기에 맥주 이야기’

※ 본 기사는 2019년 4월에 발행된 트랜스포터 4호의 컨텐츠입니다.


‘누바’의 시작

안녕하세요. 서울 서교동에서 8년째 벨기에 맥주를 취급하고 있는 누바입니다.
예전의 우리나라는 극히 소수의 관심과 취미에 인해 아주 가끔 벨기에 맥주가 수입되곤 하는 맥주 불모국이었습니다. 하지만 약 8년 전부터 에일(ale)맥주에 대한 관심이 생기며 영국, 벨기에, 미국순으로 다양한 맥주들이 조금씩 수입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중 저희는 벨기에 맥주에 많은 매력을 느껴 벨기에 맥주 펍 ‘누바’를 오픈했습니다. 소규모 맥주 수입원들은 물론 벨기에 양조장들과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고, 당시 거의 모든 벨기에 맥주는 베타 테스터같이 누바에서 소개되기 시작했으며, 누바에서 나온 피드백이 향후 수입 전망을 알 수 있는 지표 역할을 하였습니다. 그렇게 국내에 들여오지 않았던 다양한 스타일의 벨기에 맥주들을 소개하는 장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보다 제대로 된 벨지안 펍이 되도록 많은 노력과 시도들을 해오고 있습니다.


벨기에 현지의 초청

벨기에 현지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매년 벨기에 현지에서의 초청이 있었지만 응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번만은 ‘한번 가보자’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예전에 맥주 관련도서를 집필하신다고 했던 단골 손님의 말도 떠올랐습니다.


현지에서 마시는 벨기에 맥주와 누바에서 마시는 벨기에 맥주에는 어느 정도 차이가 있나요?
일반 혹은 냉장 컨테이너를 통해 들어오는 맥주들은 갭이 어마어마합니다.


그 ‘어마어마함’을 확인하기 위해 벨기에 방문을 결심한 것입니다.


벨기에의 맥주를 느끼다 1. 냉장 유통의 중요성

벨기에에서 제일 처음으로 접한 맥주는 일행을 기다리며 공항에서 마신 스텔라 아르투아(Stella Artois)와 시메이 블루(CHIMAY BLUE)였습니다. 시작부터 다르다는 것을 확연히 느꼈습니다. 한국에서 1-2가지의 아로마와 플레이버가 느껴졌다면, 벨기에 현지에서는 3-4가지의 아로마와 플레이버가 느껴지는 것이었습니다. 새로운 장소에 대한 설렘과 들뜸, ‘벨기에니까’하는 편견 등을 최대한 배제한 채 객관적으로 테이스팅하고자 노력했지만, 역시나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었습니다.

한국에서 느낄 수 없었던 맛과 향이 있다는 것은 곧, 본연의 맛과 향이 유통과정에서 손실되고 있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드라이 컨테이너(일반 컨테이너)를 통해 맥주가 유통될 경우, 40일이라는 긴 기간 동안 외부 온도가 30~40도나 되는 바다를 건너야 하기 때문에 품질이 말도 안되게 저하됩니다. 배가 적도를 두 번이나 거쳐서 이동하기 때문에 컨테이너 안의 열기가 엄청날 수 밖에 없습니다. 심할 때에는 그 컨테이너의 열기를 식히는 데에만 이틀씩 걸리기도 한다고 합니다.

반면, 냉장 컨테이너를 통해 국내로 들어오는 맥주들은 현지에서 마시는 맥주와 맛의 차이가 거의 없었습니다. 현지에서 느꼈던 그 맛을 그대로 전달하지 못한다는 것이 아쉽고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벨기에의 맥주를 느끼다 2. 전통과 최첨단의 콤비네이션

4박 5일간 De lasenne, Silly, St.bernardus / petrus, Bavik, Deranke, De struise, Jandrain-Jandrenouille( iv saison ), Boon 이렇게 8개의 브루어리를 방문했습니다. 벨기에 방문 전과 후 가장 달라진 것은 양조장에 대한 인식이었습니다. 벨기에 맥주는 대부분, 500년 정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전통적인 맥주 레시피를 재현하여 맥주를 생산합니다. 그렇기에 벨기에 양조장의 양조사들은 황동으로 된 장비와 커다란 나무 주걱을 사용하여 맥주를 만들고 있을 것이라는, 아날로그적인 모습들을 상상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얼리어답터였습니다.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의 최신식 장비들과 공정 자동화 시스템(어떤 곳은 브루 마스터가 집에서 아이폰으로 양조를 시작한다고 합니다)을 갖추고, 특히 품질 검사 기계에 엄청난 자본을 투자하고 있었습니다. 이곳의 오너들은 하나같이 본인들의 양조장 설비와 QC를 위한 새로운 기계에 대한 이야기를 자식 자랑하듯 합니다.

이들은 ‘가문 대대로 내려오는 오래된 레시피’와 ‘확장 및 현대화’ 이 둘 중 어떤 것 하나만을 선택한다면, 결국 다른 하나도 잃는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모두 다 지키기 위한 길로 R&D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습니다. 이미 그들이 가지고 있는 네임밸류 또는 독자적인 푸더 생산과 관리 스킬만으로도 충분히 몇 대가 놀면서 살 수 있을 만한 돈을 얻을 수 있는데도, 전통과 가업을 위해 오래된 레시피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동시에 양조장을 A부터 Z까지 리빌딩합니다. 단순히 외부의 시스템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들의 스타일에 맞게 장비와 설비를 만들어냅니다. 그렇기에 생산량이 증가함에도 레시피와 맛, 품질을 꾸준하게 유지할 수 있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 그들은 에코 프로젝트도 서서히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보일링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을 순환시켜 전기에너지로 바꾸어 사용하고, 버리는 물은 다시 필터로 정화시켜 음용수로 판매하며, 몰트는 밭에 거름으로 주는 등 이러한 에너지 리싸이클링도 새로웠습니다.



벨기에 투어가 남긴 것

세계문화유산으로 ‘벨기에 맥주 문화’가 등록되어 있는 놀라운 맥주 국가 벨기에. 자부심을 가지고 오랜 기간 뛰어난 품질의 맥주를 만들어온 양조장들과, 그들의 노력에 부응하여 올바르게 맥주 문화를 즐기는 시민들의 모습이 무척 부러웠습니다. 그들의 이런 노력을 우리나라의 수입업체, 유통업체 그리고 펍들이 조금이라도 알아주고 그 마음을 소비자에게 그대로 전달되게끔 하였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누바(NUBA)

홍대에 위치하고 있는 펍 누바는 신선한 벨기에 맥주가 가득한 곳이다. 벨기에 맥주만 35종을 취급하고 있는데, 단순히 종류만 많은 것이 아니라 하나하나 맥주의 품질관리도 훌륭하다. 벨기에 세인트 버나두스에서 직접 방문하여 맥주의 퀄리티가 우수한 곳에만 수여한다는 ‘버나두스 퀄리티 마스터’가 누바의 맥주를 증명한다. 이 인증을 받은 곳은 국내에 누바가 유일하다. 국내에서 벨기에 맥주의 클래스를 느껴보고 싶다면, 누바의 ‘세인트 버나두스 앱12(St. Bernardus Apt 12)’를 마셔보자.

  • 위치 : 서울 마포구 어울마당로 136-18 (홍대입구 8번 출구 도보 5분)
  • 영업시간 : 평일 18:00-02:00 / 주말 18:00-03:00
  • 인스타그램 @nuba_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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