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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호] America Beer Column – 미국인들이 휴일에 즐기는 맥주

트랜스포터 2019년 7월 1일 23

미국인들이 휴일에 즐기는 맥주

※ 본 기사는 2018년 10월에 발행된 트랜스포터 2호의 컨텐츠입니다.

글쓴이 : 아케미 오히라. 캘리포니아에 주재하며 요코하마와 시나가와에서 Antenna America를 운영하고 있다.

크래프트 비어가 성행하고 있는 캘리포니아 주를 둘러싸고 있는 파란 바다와 넓은 하늘. 내가 살고 있는 로스앤젤레스의 기후는 건조, 건조, 그리고 또 건조하다. 낮에는 무척 덥지만 나무 그늘에 들어가면 바람이 서늘하여 맥주 한 잔으로 목을 축이기에 딱 좋다.

온오프가 확실한 미국인들의 휴일 스타일은 가족이나 친구들과 낮부터 맛있는 크래프트 비어를 한 손에 들고 빈둥거리며 여유롭게 보내는 유형도 있고, 바쁘게 오락거리를 찾아 다니는 유형도 있고 제각각이다. 이번 호에서는 인종의 전시장이라고 불리는 미국의 별칭만큼 다양한 미국인들이 휴일에 맥주를 즐기는 유형을 소개해보려고 한다.


● 휴일에 즐기는 가장 보편적인 식사는 ‘남자가 준비하는 BBQ’

미국 가정의 99%는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는 바비큐 그릴. 이는 주택이건 아파트이건 관계없이 어느 가정에서든 보유하고 있는 보편적인 장비이다. 그릴을 이용해 스테이크, 씨푸드, 립, 야채, 찜요리 등등 햄버거로 대표할 수 있는 아메리칸 스타일부터 그리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등 다양한 국가의 요리까지도 만들 수 있다. 요리는 남자들이 알아서! 최근 한국, 일본에서도 늘어나고 있는 요리하는 남자들이라면 도전해 보지 않을 수 없다.

휴일의 바비큐는 늦은 오후에서부터 시작된다. 가벼운 조식을 먹은 후 모여든 사람들은 IPA나 라거 등을 한 손에 들고 늦은 점심을 즐기며 신나게 대화를 나눈다. 그러다 배가 고파지기 시작하면 앰버 에일이나 벨기에 스타일의 맥주를 마시며 크래커에 여러가지 디핑 소스를 곁들여 안주 삼아 먹고 또 다시 수다 수다 수다. 시간이 흘러 저녁 무렵이 되고 조금씩 쌀쌀해지기 시작하면 메인 디쉬인 립과 스테이크가 등장한다. 어른스러운 마무리로 바닐라 아이스크림 위에 임페리얼 스타우트를 듬뿍 뿌려서 음미하기도 한다.


● 주말 파티에 초대되면 ‘팩’(PACK)을 선물로

파티에는 역시 크래프트 비어를 선물로! 미국의 샵에서는 맥주를 4병 혹은 6병 단위로 판매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파티용이라면 12병 들이의 케이스팩을 추천한다. 어떤 슈퍼에 가도 쉽게 찾을 수 있는 시에라 네바다 페일 에일(Sierra Nevada Pale Ale)이나 라구니타스IPA(Lagunitas IPA) 등의 인기 맥주가 무난하다. 2016년 여름부터 캘리포니아에도 유통되기 시작한 파운더스 브루잉의 올데이IPA(All Day IPA)는 12병 팩에 3병 증정 행사가 걸려있어 굉장히 호평을 받았었다.

그 외에 종류가 다른 맥주로 구성하는 사치를 부리고 싶은 경우에는 ‘믹스 팩’을 찾으면 된다. 브루어리가 셀렉하여 구성한 인기 제품 3-4종이 들어있는 제품이다. 참고로 이런 크래프트 비어 팩 제품 주변에는 대기업 맥주 제품의 팩도 같이 놓여져 있는데, 크래프트 비어가 12병, 24병 단위로 판매되는 것에 비해 대기업 맥주는 30병이나 35병 단위로도 판매된다. 미국은 Bigger is better 경향이 강하다. 물론 상식 선에서!


● 크래프트 비어 상급자들이 고집하는 ‘그라울러’

파티를 위해 맥주를 팩으로 구매하기도 하지만, 그라울러를 고집하는 이들도 있다. 그라울러란, 맥주 테이크 아웃용 바틀을 말한다. 브루어리에서 운영하는 레스토랑에서는 종종 볼 수 있는 이 커다란 바틀은,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파티에서 활용하기에 딱 좋다. 일반적으로 손에 넣기 어려운 한정 맥주 등도 테이크아웃 해서 가져갈 수 있기 때문에 그라울러는 파티에서 부동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맥주를 테이크아웃하러 갈 때는 물론 해당 브루어리의 그라울러를 가지고 가는 것이 매너이니 신경 써서 가져가는 것이 좋다.

또한, 그라울러는 어디까지나 간이용기이기 때문에 보존성은 크게 기대할 수 없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그라울러 안의 맥주는 당일 마시는 것이 좋고, 늦어도 다음날까지는 마셔야 한다. 최근에는 브루어리에서 테이크아웃용으로 탭에서 맥주를 넣은 후 그라울러를 씰링(sealing)하여 캔 그라울러처럼 처리해주는 경향도 생겨나고 있어 인기이다.


● 야외에서의 키워드는 ‘공간 절약’, ‘지구 보호’

일전에 방문한 뉴욕 주 북부는 바다가 까마득히 멀리 있는 지역이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호숫가에서 캠핑을 하며 아웃도어 크래프트 비어를 즐기곤 한다. 이 때의 캠핑은 텐트를 쳐놓고 침낭에서 낮잠을 자거나 하는 것은 아니고, 산이나 호숫가에 있는 별장에 가서 주말이나 혹은 여름 휴가 일주일 정도를 보내는 개념이다. 별장이라고 해봤자 화장실과 작은 침대 정도가 놓여 있는 작은 집이 일반적이다. 여기에서도 요리는 바비큐가 기본. 공간이 그다지 넓지 않기 때문에 다양한 종류의 술을 마시고 싶다면 공간을 가장 덜 차지하는 캔이 캠핑의 필수 아이템이다. 얼음을 듬뿍 넣은 쿨러박스에 캔맥주를 넣어두면 시원함과 최고의 맛을 끌어낼 수 있다.


● 스포츠 관전에도 크래프트 비어

스포츠를 즐기는 문화가 굉장히 활성화되어 있는 미국에서는 경기 관람에도 역시 맥주가 빠지지 않는다. 미국 4대 스포츠라 하면 야구, 아메리칸 풋볼, 농구, 아이스하키를 들 수 있는데, 크래프트 비어의 천국인 샌디에이고를 본거지로 하는 MLB ‘파드리스(padres)’의 홈 그라운드 팻코 파크(Petco Park)에는 샌디에이고를 대표하는 스톤 브루잉(Stone brewing)과 밸러스트 포인트(Ballast Point)의 바(bar)가 준비되어 있어 최고의 신선도를 자랑하는 크래프트 비어를 한 손에 들고 경기를 관전할 수 있다. 또, 로스엔젤레스시의 남동쪽에 있는 애너하임의 대형 실내 스타디움인 혼다 센터에 가보면, NHL(아이스하키) ‘덕스’(DUCKS) 관객석의 전광판에 파이어스톤 워커(Firestone Walker)의 광고가 흘러나오고, 모두들 한 손에 맥주를 들고 아이스하키를 관람한다.


크래프트 비어를 마시면서 즐기는 미국의 휴일 스타일은 제각각. 한국과 일본의 휴일에서도 보다 이런저런 다양한 상황들 속에서 맥주를 즐기는 풍경을 볼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미국을 방문하게 된다면 꼭 ‘일상에서 볼 수 있는 크래프트 비어의 풍경’을 접해보기를 바란다.


맥주 잡지 “트랜스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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